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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병사 두손 모아 "살려달라"…우크라 드론 "이거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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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복한 병사에 진통제 투하하는 장면 포착

자신을 향해 날아온 드론에 항복 의사를 표시한 러시아군 병사가 폭탄 대신 진통제, 물이 담긴 꾸러미를 지원받았다. 폐쇄형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된 이 영상은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텔레그램에 공개한 18분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전방에 배치된 드론 카메라가 항복한 러시아군 병사를 아군 참호로 유도하는 과정을 상세히 촬영한 영상 모음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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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을 향해 항복 의사를 전한 러시아군 병사 [이미지출처=텔레그램, 텔레그래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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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영상을 보면, 러시아군 병사 한 명이 참호 안에 누워있는 모습이 나온다. 이 병사는 다친 듯 거동을 못 하는 모습이었는데,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드론을 보더니 두 손을 모아 항복 의사를 표시한다.

우크라이나군, 러시아군이 운용하는 일인칭 시점(FPV) 드론은 폭탄 등 살상 무기를 싣고 다니다가 적군을 발견하면 다가가 폭발하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그러나 이 병사에게 날아온 건 뜻밖에도 폭탄이 아닌 '지원 상자'였다. 드론은 진통제 주사와 물병을 묶은 꾸러미를 병사 주변에 투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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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를 자기 팔에 주사한 뒤 드론을 따라 참호 밖으로 나오는 병사의 모습 [이미지출처=텔레그램, 텔레그래프 유튜브 캡처]


물병과 주사기를 확인한 군인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드론 카메라를 향해 성호를 그어 감사를 표했다. 이어 병사는 물을 마신 뒤, 동봉된 쪽지에 적힌 안전 지침을 읽고 진통제를 자기 팔에 주사했다. 이 병사는 드론과 함께 러시아군 참호를 벗어나 우크라이나군 참호로 도착하면서 영상은 마무리됐다.

영상이 언제 촬영됐는지는 병사의 안전을 위해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텔레그래프는 이 영상을 공개한 우크라이나군 대대가 돈바스 지역 최전선에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군 참호까지 무사히 도달한 러시아군 병사의 모습을 본 누리꾼들은 감동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저 러시아군도 누군가의 아들 아니겠나", "이 영상이 러시아 전역에 퍼져야 한다", "저런 청년들을 고통받게 한 푸틴이 심판받길 바란다", "나도 미 해병대에서 복무하며 때때로 적에 연민을 느꼈다. 이 드론 조종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등 댓글이 이어졌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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