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7 (금)

“개인사로 피해 안 갔으면”...장동건, 사생활 논란 후 복귀 심경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영화 ‘보통의 가족’으로 6년 만 스크린 컴백 인터뷰
“그 일 후 많은 생각...모든 것이 소중해져”


매일경제

장동건이 영화 개봉을 앞두고 과거 논란에 대해 밝혔다.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혼을 갈아 넣었는데...다행히 반응이 좋아 설렌다. 혹시라도 저의 개인사가 작품에 나쁜 영향을 끼칠까봐 조심스럽다.”

배우 장동건(52)이 영화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로 ‘창궐’(2018) 이후 6년 만에 스크린 복귀하며 과거 사생활 논란에 대해 처음 심경을 밝혔다.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장동건은 “오랜만에 하게 된 영화인데 공개 후 호평이 많아 정말 다행이다. 걱정도 많았는데 감사하고 안도하고 있다”며 “제 개인사에 대해서도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 저 혼자만의 영화가 아니라 분위기도 좋은데 영향을 끼칠까 조심스럽고 걱정되는 마음”이라고 운을 뗐다.

장동건은 지난 2020년 절친인 배우 주진모의 휴대전화가 해킹되면서 사적인 대화 일부가 유출돼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드라마와 다큐로 안방극장에 얼굴을 비췄으나 6년 만에 영화 개봉을 앞두고 오랜만에 인터뷰에 나섰다.

장동건은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사에 대해 무슨 말씀을 드려야할지 조심스럽다”면서 “다만 간절한 바람은 우리 작품에 조금이라도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작품이 평가 받고, 좋은 기운을 이어가는데 제 개인적인 사생활이 걸림돌이 되거나 과도하게 주목될까 염려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부디 작품은 작품으로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매일경제

영화 ‘보통의 가족’ 한 장면.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마인드마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장동건의 스크린 복귀작 ‘보통의 가족’은 지난 24일 언론시사회 후 호평을 받으며 10월 극장가에 기대감을 낳고 있다. 특히 설경구 못지않게 장동건의 연기에 대해서도 반응이 좋다.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 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영화다. 네덜란드 작가 헤르만 코흐가 2009년 내놓은 소설 ‘더 디너(The Dinner)가 원작이다.

물질적 욕망을 우선시하며 살인자의 변호도 마다하지 않는 변호사 형 ‘재완’(설경구 분)과 원리원칙을 중요시하는 자상한 소아과의사 동생 ‘재규’(장동건 분). 성공한 프리랜서 번역가로 자녀 교육, 시부모의 간병까지 모든 것을 해내는 재규의 아내 ‘연경’(김희애 분)과 재완의 두번째 부인 ‘지수’(수현).

서로 다른 신념을 추구하지만 평범한 가족이었던 네 사람은 아이들의 범죄 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극심한 갈등에 빠진다. 신념을 지킬 것인가, 본능을 따를 것인가. 그날 이후, 인생의 모든 기준이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매일경제

‘보통의 가족’에서 형제로 분한 장동건 설경구.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장동건은 “대본을 처음 봤을 때부터 작품성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블랙 코미디 요소가 곁들여져 좋았다. 지금까지 해온 캐릭터와 다른 입체적인 ‘재규’라 더 욕심이 났다”며 “약간의 비겁함을 가지고 혼란을 겪으며 변화하는 여러가지 모습을 표현해야 했는데 그 상황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었고,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존에는 상상에 기대어 만들어내는 인물이 많았다면 이번엔 현실에 발붙인 캐릭터라 좋았다. 어려웠지만 배운 점도 많고, 새로웠다”며 “후련한 마음도 있었다. 어쩌면 캐릭터의 찌질한 모습을 표현하면서 대리 만족도 느꼈던 것 같다. 체면 등 여러 이유로 차마 그럴 수 없는데 해버리니까 괴로우면서도 (캐릭터) 본성대로 해보는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캐릭터에 애정을 보였다.

장동건은 “어릴 땐 아무래도 멋진 역할에 눈이 가고 허세도 있었던 것 같고(웃음) 그런 작품들이 유독 많았던 시절이었다. 큰 사랑을 받으면서도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증은 항상 있었다. 훨씬 다양해진 콘텐츠가 쏟아지는 요즘 이렇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도 했다.

당대의 미남 청춘스타였던 장동건은 고소영과 결혼해 이제 1남 1녀를 둔 부모가 됐다. 부모의 입장에서 찍은 이 영화는 그에게도 남달랐던 모양이다.

“우리 영화에 출연한 분들이 모두 아이가 있는 부모잖아요. 워낙 중요한 게 식사 신들이었는데 당시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게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공통적으로 부모 입장에선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고통스럽고 괴롭단 거였어요. 내 자식이 범죄자라니..상상조차 힘든 걸 계속 연기했으니까요. 연기하는 내내 다들 그렇지 않았을까요?”

극중 장동건은 “그저 정정당당하게 살길 바란다”는 교육관을 지녔지만 가장 극심한 혼란을 겪으며 예상치못한 (이기적인, 왜곡된 부성의) 민낯을 드러내는 재규로 분했다.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기고 명예와 관련된 일에는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 일과 인성도 완벽한 그. 사람을 살리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며 그와 관련된 굳은 가치관을 지녔지만 자식 앞에서 모든 것은 무너진다.

장동건은 “영화를 찍으면서 ‘나라면 어떘을까?’ 상상하며 연기하는게 힘들었다”며 “아이들을 너무 악마화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지만 뉴스를 보면 또 많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나. 여러 혼란과 고민 속에서 이 작품을 현실적으로 읽었고 해석했다. 정말 고민이 컸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매일경제

신작 영화로 가을 스크린을 찾는 장동건.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장동건은 “이 작품을 제안 받고 아내와 함께 대본을 읽고 리메이크 작품도 함께 봤다”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어떤 점에서 그렇게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재규’ 역할에 잘 어울린다고, 잘 할 것 같다고 하더라”며 출연 결정에 고소영의 응원이 한몫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내의 공백기가 길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남편이자 동료로서 아쉽다. 공백기가 길어질수록 생각이 더 많아지고, 어려워지는 것도 사실이니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데 늘 큰 힘이 돼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딸 바보 면모도 고백했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편인데 특히 딸에겐 권위를 잃은 것 같다. 너무 예쁘다”며 “아이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간섭은 안 하는 편이다. 돌이켜보면 타고난 성향, 친구 등 주변 환경이 더 중요하지 부모의 직접적인 말이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말을 하진 않는다. 정말 어긋난다고 생각될 때만 제제를 가하는 편이다”라고 ‘아버지’ 장동건의 모습을 들려줬다.

‘보통의 가족’은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돼 전세계 최초로 상영된 바 있다. 장동건은 “토론토에서 먼저 좋은 평을 얻었는데 당시 한국에서만 잘되면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해외 반응을 보면서 한국 관객분들이라면 훨씬 더 깊이 이해해주실 것 같단 믿음이 생겼다. 지금은 살짝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미소 지었다.

장동건은 “그 일이 있은 후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환경이 바뀌면서 모든 게 소중해졌다. 당연한 건 없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며 “앞으론 다양한 작품을 통해 계속 도전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통의 가족’은 오는 10월 16일 개봉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