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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이슈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첫 심야 자율주행 택시 타보니... 끼어드는 車에 속도 줄이고 차선 변경까지 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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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늦어도 주행안전 합격
시민들 이용에 불편함 없어
올해까지 강남서 무료 운행


파이낸셜뉴스

26일 새벽 서울 강남구 대치동 쌍용종합상가 앞에 기자가 부른 자율주행 택시 '서울자율차'가 도착해 운행을 시작하고 있다.사진= 주원규 기자 주행상황이 표시되고 있는 자율주행택시 내부 모니터. 사진=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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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새벽 12시 15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쌍용종합상가 앞. 기자가 카카오T로 부른 '서울 자율주행차'가 다가와 탑승했다.

운전석에 앉은 김시경 SWM 수석연구원(오퍼레이터)이 '자율주행 시작' 버튼을 누르자 "자율주행을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안내 음성과 함께 차가 움직였다.

■ 차선변경, 유턴까지 능숙

오퍼레이터는 핸들에 손을 대지 않았다. 차는 스스로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며 깜빡이를 켜고 차선도 바꿨다. 앞차와 가까워질때는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췄다. 다른 차량이 끼어들어도 적당히 속도를 줄여 접촉사고 위험도 없었다. 좌회전·우회전, 유턴까지 부드러웠다. 시간당 50km로 설정된 속도 제한도 철저히 준수했다.

운전석 옆 화면엔 실시간 교통 상황이 나왔다. 빠르게 다가오거나 가까이 있는 차들은 빨간색으로 표시됐다. 차가 횡단보도 앞에 멈추자 화면에는 신호등 그림과 함께 도로를 건너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래픽으로 처리돼 나타났다. 속도는 느렸지만 사소한 접촉사고가 날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연구원은 "이 차의 운전 실력은 조금 느려도 사고를 절대 내지 않으려는 초보 운전자로 평가하고 있다"며 "속도를 낸다거나 적극적으로 끼어들기는 하지 않아서 답답해하는 승객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빗길, 골목길은 여전히 수동운전

완전 자율주행까지는 어려움이 있어 보였다. 현재 이 차의 자율주행 기술은 유사시 운전자의 직접 개입이 필요한 수준이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비가 많이 내릴 경우 수동운전이 필요하다고 한다. 비가 땅에 젖으면 난반사를 일으켜 차량의 센서가 주변 정보를 잘못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퍼레이터가 의무적으로 직접 운전해야 하는 구간도 있다. 수시로 진행되는 공사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인식하지 못한다. 복잡한 골목길에 진입해도 오퍼레이터가 개입해야 한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노인 보호구역 등에선 반드시 운전자가 핸들을 조작해야 한다.

그럼에도 승객 입장에선 이용에 불편함은 없어 보였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 운행 구간을 넓히고 시범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를 모은 뒤 운영되는 자율주행차의 수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심야 자율주행 택시는 올해까지 무료로 운행한 뒤 내년부터 유료화될 예정이다.

이날 밤 11시부터 카카오T 모바일 앱을 통해 시민들도 서울 심야 자율주행 택시를 이용 가능하다. 서울 심야 자율 택시는 월요일∼금요일 밤 11시부터 다음 날 새벽 5시까지 사이 강남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운행지구 안에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해 카카오T로 부르면 된다.

강남구 역삼·대치·도곡·삼성동 등 일부 지역만 이용이 가능하며, 자율주행 택시 3대가 봉은사로·테헤란로·도곡로·남부순환로·개포로·강남대로· 등 면적 11.7㎢의 구간을 달린다

장성욱 카카오 모빌리티 부사장은 "관계 부처, 기업들의 협력을 기반으로 기술 발전과 함께 자율주행 서비스가 적절하게 이뤄지면 시민들에게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며 "특히 기술 주권과 데이터 주권 측면에서 자율주행 서비스가 국가 안보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해외 기업에 밀리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카카오 모빌리티가 플랫폼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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