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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연인 비극 부른 '마세라티 뺑소니'…도망간 운전자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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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25일 오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음주 뺑소니 사망사고' 차량인 마세라티를 대상으로 정밀 감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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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를 타고 퇴근길에 오른 20대 연인을 들이받은 '뺑소니 마세라티' 30대 운전자가 도주 사흘 만인 26일 강남 도로변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6일 오후 9시 50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역 인근 도로변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를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사고 사실을 알고도 A씨의 도피를 도운 B씨(30대 남성)도 함께 검거됐다.

A씨는 지난 24일 오전 3시 10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한 도로에서 외제차 마세라티를 운전하던 중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23)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뒷좌석에 탑승한 동승자(28·여)는 숨졌다. 지역에서 배달 기사로 활동하는 운전자와 택배 물류창고에서 근무한 동승자는 연인관계로 일을 마친 뒤 퇴근길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폐쇄회로TV(CCTV) 영상 등을 통해 A씨가 광주 서구 상무지구 한 음식점에서 일행과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파악했다. A씨가 운전한 마세라티와 B씨가 몰던 벤츠 승용차가 도로 위에서 질주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A씨는 벤츠를 뒤따라가던 중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당시 인근 상가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질주하던 마세라티의 브레이크등(燈)은 점등되지 않았다. A씨는 사고 직후 현장에서 500m 떨어진 곳에 마세라티를 버려두고 B씨의 벤츠에 옮겨 타 도주했다.

당시 마세라티에서 내린 사람을 2명으로 파악한 경찰은 운전자 특정에 나섰다. 해당 차량은 서울 소재 법인 명의지만, 해당 법인과 연락이 닿지 않아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또 차량 내부에서 명함도 발견했지만 명함 속 인물은 법인 관계자도 아니며, A씨와는 모르는 사이로 파악됐다. 경찰은 마세라티 차량이 보험도 들지 않은 상태인 점 등을 토대로 대포차 여부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B씨의 진술을 토대로 A씨를 특정해 신병 확보에 나섰다. 광주경찰청 형사기동대 4개팀 30여명이 투입됐지만, A씨는 이미 B씨의 도움으로 타지역까지 도주한 데다 휴대전화 전원도 꺼놓고 잠적했다.

경찰은 A씨의 도주를 도운 B씨를 범인은닉도피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A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와 도주 이유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술값을 계산한 영수증 등을 통해 A씨의 음주운전 정황을 확인했다.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위드마크 기법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황희규·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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