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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뉴욕시장, 뇌물 혐의 기소…수차례 비즈니스 승급 등 받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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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에릭 애덤스 미국 뉴욕시장이 26일 공관 앞에서 자신의 기소에 대한 입장을 기자들에게 밝히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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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도시 뉴욕의 시장이자 민주당 유력 정치인인 에릭 애덤스 시장이 항공권 좌석 무료 승급 등 뇌물을 받고 튀르키예 정부의 편의를 봐준 혐의로 기소됐다.



뉴욕 남부검찰청은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뇌물 수수와 금융 사기 등 5가지 혐의로 애덤스 시장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2021년 당선된 제 110대 시장인 그는 최초로 기소된 뉴욕 현직 시장이 됐다. 검찰은 이날 아침 애덤스 시장 공관을 압수수색했다.



주된 혐의는 튀르키예 쪽에서 항공권 좌석 무료 승급이나 무료 항공권, 식사, 호텔 투숙 등을 제공받고 편의를 봐줬다는 것이다. 20년 넘게 뉴욕 경찰에서 일한 뒤 뉴욕주 상원의원을 거쳐 흑인 최초로 뉴욕시의 브루클린 구청장을 역임한 그는 브루클린구 구청장 때부터 튀르키예 정부와 튀르키예항공 등 민간 쪽에서 뇌물성 혜택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2016년에는 튀르키예를 거쳐 인도를 여행하면서 무료로 항공기 좌석을 비즈니스석으로 승급받아 1만2천달러어치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듬해에는 프랑스~튀르키예~중국을 방문하면서 자신을 포함한 3명을 위해 4만1천달러어치의 비즈니스 좌석을 제공받고 고급 호텔 숙박비를 대폭 할인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그가 경로상 들를 필요가 없을 때도 튀르키예를 거치면서 자주 좌석 승급 혜택을 받았고, 파트너도 동행해 함께 이를 누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공짜 식사와 호텔 투숙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검찰은 이런 식으로 애덤스 시장이 챙긴 뇌물은 2016~2021년 12만3천달러(약 1억6천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건설사 쪽에서 불법 선거자금을 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애덤스 시장이 그 대가로 2021년 뉴욕의 튀르키예 영사관 신축 허가 편의를 봐줬다고 밝혔다. 당시 튀르키예 쪽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뉴욕 방문을 앞둔 상황이었는데 뉴욕 소방국이 안전 기준 미달을 이유로 건물 사용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한 튀르키예 관리가 “이제는 보답해야 할 시간”이라고 하자 애덤스 시장이 소방국에 압력을 넣어 건물 사용 허가를 내줬다는 것이다. 검찰은 그가 외국에서 제공받은 선물 등은 신고해야 하지만 이를 숨겼다고 비판했다.



애덤스 시장은 이미 수사와 관련해 지난해 휴대폰을 압수당하고 부시장과 교육감 등이 잇따라 사임하는 등 궁지에 몰린 상태다. 그는 이날 공관 앞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결백을 주장하면서 “나는 내가 여러분 모두를 위해 물러서지 않는다면 표적이 될 것이라는 점을 항상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을 무너뜨리려는 정치적 동기에 의한 수사라는 주장이다.



애덤스 시장은 27일 법원의 기소인부절차에 출석해야 한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에게는 기소를 이유로 애덤스 시장을 해임할 권한이 있지만 그는 26일까지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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