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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하이브도 몰랐던 '여행사 BTS 관광상품' 정부가 홍보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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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대구에 조성된 방탄소년단(BTS) 뷔 벽화거리. [사진=대구 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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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여행사에서 BTS를 앞세운 관광상품을 소속사 하이브의 동의 없이 버젓이 판매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당 상품 홍보해 왔던 사실까지 드러나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9일 SBS 보도에 따르면 A 여행사에서 대구에 조성된 BTS 멤버 뷔(V), 슈가의 벽화 거리를 포함한 여행 상품을 지난 7월부터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뷔 벽화거리는 뷔가 졸업한 대구 서구 비산동 대성초등학교 외벽 일대에 높이 2m 길이 60m 규모의 초대형 파노라마 아트 벽화로 꾸며졌다. 벽화 설치는 중국 최대 뷔 팬클럽인 '바이두뷔바(baidu v bar)'와 BTS 소속사 빅히트 뮤직, 서구청 간 협조로 진행됐다. 해당 장소들은 BTS 팬들 사이에서 인기 명소로 꼽힌다.

A 여행사는 지난 7월부터 '대구 V 벽화 거리', '대구 슈가 벽화 거리'를 여행 일정에 포함해 "K팝 팬이라면 꼭 경험해야. K팝 여행을 떠나보세요"라고 홍보하며 상품을 판매했다. 가격은 1인당 130만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이 상품은 BTS의 소속사인 하이브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로 운영된 것으로, 유명인의 얼굴이나 음성 등을 동의 없이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퍼블리시티권 침해'에 해당한다.

하이브 측은 "사전에 인지조차 못 한 사업"이라며 "소속 아티스트의 지식재산권 보호 원칙에 따라 해당 관광 중지를 여행사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불법 상품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문화체육관광부는 해당 'BTS 등 케이팝과 관련한 주요 장소'에 대구 벽화거리를 소개하는 보도자료까지 만들어 배포했다. 문체부 산하기관인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대구 벽화거리를 관광상품 여행지 정보와 일정표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문제가 되자 현재는 벽화거리라는 문구를 삭제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기본적인 권리에 대한 보장 없이 BTS 같은 우리 한국의 중요한 문화자산의 침해를 스스로 방치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김다이 기자 day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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