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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30년 헤즈볼라 이끈 나스랄라 암살 “친이란 진영에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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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레바논 사람들이 28일 레바논 남부 항구도시 시돈에서 이스라엘에 암살된 헤즈볼라 사무총장 하산 나스랄라의 사진을 들고 반 이스라엘 집회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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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 암살은 그가 30년 이상 이끌어온 헤즈볼라 조직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레바논 최고의 군사·정치 조직으로 성장시켰으며, 지지자들 사이에서 강력한 지도력과 카리스마로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한 이스라엘에 맞서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영국 채텀하우스의 린다 카티브는 에이피(AP) 통신에 “나스랄라의 죽음은 지도자가 공백이라는 점뿐 아니라 이스라엘에 대한 헤즈볼라의 취약점이 드러났다는 점에서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나아가 중동에 구축된 친이란 진영 전체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지도자를 암살한 건 처음이 아니다. 1992년 2월에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공동 창립자이자 당시 지도자였던 아바스 무사위를 헬기 공격으로 살해했다. 무사위 사후 당시 32살이던 나스랄라가 사무총장에 오르며 헤즈볼라를 지도해 왔다. 그는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그의 지도 하에 헤즈볼라 조직은 창립 초기와 견줄 수 없을 만큼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커졌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병력이 정규군 3만명에 예비군 2만명 등 5만명에 이르고 로켓과 미사일을 12만∼20만발 보유할 만큼 대규모 조직으로 성장했다.



나스랄라가 이런 방대한 조직을 이끌어온 핵심이었던 만큼, 그의 부재는 이들의 결속력이나 사기 등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네기 중동센터의 모하나드 하게 알리 부센터장은 나스랄라는 “확장하는 조직을 하나로 붙들어 준 접착제였다”며 “그의 죽음으로 전체적인 상황이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지난 7월 30일 나스랄라 측근인 파우드 슈쿠르 사령관 그리고 지난 20일에는 특수부대인 라드완 부대 사령관인 이브라힘 아킬이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숨져 헤즈볼라 지도부 주요 인사들 상당수가 사망한 상태다.



그렇다고 헤즈볼라가 당장 붕괴하거나 괴멸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미국의 싱크탱크 ‘디펜스 프라이어러티’의 로즈마리 켈라닉은 “헤즈볼라처럼 역사가 깊고 광범한 조직이 지도자 암살로 무너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나스랄라 암살은 근본적으로 아무것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카디프대의 아말 사아드도 “헤즈볼라는 이런 종류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조직으로 회복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겨레

나스랄라 암살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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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는 암살된 나스랄라의 후임에 대해선 아직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외신에서는 그의 사촌인 하셈 사피에딘(60)이 나스랄라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유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피에딘는 1992년 헤즈볼라의 집행위원회 조직을 맡아 오랫동안 헤즈볼라의 정치 부문을 관장해 왔다. 이란에서 이슬람을 유학했으며, 2020년 미국의 드론 공격에 암살된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와도 인척관계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헤즈볼라는 조만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슈라를 열어 나스랄라의 후계자를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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