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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산은 부산이전” “기본소득 100만원”…재탕 vs 선심성, 재보궐 ‘空約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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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후 부산 금정구 윤일현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개소식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4.9.28/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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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3일 10·16 재·보궐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하는 가운데 벌써부터 여야의 공약(公約)을 둘러싼 ‘공약(空約)’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구청장 사수를 위해 한국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다시 한번 꺼내들었다. 산은의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지만 법 개정 사안이라 야권의 협조가 없으면 진전이 어렵다. 호남에서 정면으로 맞붙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현금성 지원’ 공약을 앞 다퉈 내놓고 있지만, 전남 영광과 곡성의 재정자립도를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 韓 “산은 부산 이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8일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찾아 “우리는 산은을 부산에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얼마 전 민주당이 금정에 와서 ‘부산의 금융을 발전시키겠다’고 했는데 ‘말이 되는 얘기를 하라’고 하고 싶다”며 “산은 부산 이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게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산은 본점이 있는 서울 영등포을를 지역구로 둔 김 최고위원은 그동안 산은 본점 이전을 반대해왔다.

한 대표는 22대 총선 때도 산은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산은 부산 이전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산은 본점을 이전하려면 산은법의 ‘산은 본점을 서울에 둔다’는 조항을 개정해야 하지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이를 위한 논의는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있다. 산은노조와 금융노조가 산은 이전을 강력 반대하는 상황에서 법 개정의 열쇠를 쥔 야권은 이전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은법 개정안은 21대 국회에서 법 통과가 무산됐고, 22대 국회에서도 추가 논의 없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은 한 대표의 ‘산은 이전’ 공약을 “공수표 남발”이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29일 “한 대표가 무슨 수로 여의도 산은 본점을 이전하느냐”며 “금융계와 노조를 설득할 역량은 있느냐. 친윤(친윤석열) 주자로 등판준비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산은 이전 반대를 누를 힘은 있느냐”고 했다.

● 李 “기본소득 100만 원” 曹 “행복지원금 12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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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16 영광·곡성군수 재보궐 선거를 앞둔 24일 오전 전남 곡성군 곡성읍 대한노인회 곡성군지회를 방문해 노인회 회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9.24.[곡성=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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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서는 야당 대표들 간 돈 퍼주기 공약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 지원을 위해 현장을 찾아 “예산을 절감해 지역 주민들에게 기본소득을 분기별로 지급하겠다”며 인당 연 100만 원의 기본소득 시범 도입을 공약했다. 이 대표는 전날 영광에서도 “(10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경제가 확 살지 않겠냐”고 했다.

조 대표도 24일 영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설 명절에 모든 군민에게 120만 원의 ‘영광행복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조국혁신당은 곡성에서도 ‘곡성행복지원금’으로 100만 원씩을 공약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없는 포퓰리즘성 공약”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전남 영광은 자체수입으로는 공무원 월급도 못주는 곳”이라며 “무슨 돈으로 100만 원씩 기본소득을 줄지 모르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영광군의 재정자립도가 10.6%로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 중 163위라는 점을 지적하며 “(영광 기본소득을) 이 대표가 내거나 다른 지역 주민들 세금을 보태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야권에서도 지적이 나왔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이 대표와 조 대표를 겨냥해 “그 돈이 어디서 나오냐. 두 분이 사지(私地)를 팔아서 한다는 뜻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군 단위 예산이래 봤자 5000억 원 내외일텐데 그런 식으로 선심쓰고 나면 예정됐던 각종 사업은 다 안 해도 되는 거냐”라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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