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를 받는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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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 부실하게 대응해 피해를 키운 혐의로 기소된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앞서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에게 금고 3년형이 내려진 것과 상반된 판결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배성중)는 30일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허위공문서작성·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박 구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태원 관할 기초자치단체 총괄 책임자인 박 구청장은 참사 당일 대규모 인파로 인한 사상 사고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안전관리계획을 세우지 않고, 상시 재난안전상황실을 적정히 운영하지 않은 혐의로 지난해 1월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핼러윈 행사 안전 관리와 관련한 행정기관의 수정·변경 권한이 없었다는 이유 등을 들어 업무상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행정기관에서 사전에 특정 장소로의 인파 유입을 통제하거나 밀집 군중을 분산 해산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수권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업무상 주의의무는 자치구의 추상적 주의의무에 해당할 뿐 피고인들의 구체적 주의의무를 규정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참사 당시 재난안전법령에 다중운집사고가 재난 유형으로 분류돼 있지 않았고, 행정안전부와 서울시의 2022년 안전 지침에도 그런 내용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경찰 등과 협조 체계를 충분히 구축하지 않았다는 검찰 측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책임기관의 장은 유관기관의 협조를 요청할 수 있지만 관련 법령상 의무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검찰이 지적하는 2020년, 2021년 합동연석회의는 감염병 관리법령에 근거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논의하는 자리였을 뿐 다중운집으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 논의 자리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참사 당일 구청장의 현장 도착 시간을 허위로 기재한 보도자료가 배포된 것과 관련해서도 "피고인이 허위로 작성하라거나 기자들에게 배포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을 인정할 직접 증거가 없다"며 역시 무죄 판단했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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