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로 제작한 '슈퍼빌런 Idle RPG' 캐릭터들. / 사진=슈퍼빌런랩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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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게임 산업이 변곡점에 놓였다. 경기 둔화와 숏폼 미디어의 유행, 게임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중소⋅중견 게임사는 물론 대형 게임사까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특히 국내외 개발자 수요 급증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이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해 발행한 '게임업계 실적 부진 원인과 향후 차별화 요인'에 따르면 2023년 주요 게임사들의 합산 매출은 2019년 대비 39.9% 증가한 반면 인건비는 78.3% 상승했다. 아울러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 역시 2020년 22.6%에서 2023년 29.9%로 상승했지만 영업이익률은 30.6%에서 16.5%로 급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인디게임사를 중심으로 생성형AI를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개선하고 제작 비용 및 개발 시간을 감축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흥행 가능성이 높은 대작이나 지적재산권(IP) 확보에 집중하는 대형 게임사들과는 달리, 소규모 인원으로 독창적인 스토리의 게임을 개발해 이용자들에게 순수한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목표다.
생성형 AI로 개발비⋅시간 절약...영역 확장 통해 수익성 꾀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인디게임사를 중심으로 생성형AI를 활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슈퍼빌런랩스와 반지하게임즈, 렐루게임즈 등은 저마다 생성형AI를 도입해 개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한국모바일게임협회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게임 산업 종사자의 91%가 생성형 AI를 게임 개발에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73.1%가 '챗GPT'를 활용하고 있으며 '미드저니(27.4%)', '구글 바스(17.5%)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페이크북'의 게임 화면 중 하나. 화면 구성 요소 일부를 생성형 AI로 제작했다. / 사진=반지하게임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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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를 활용하면 게임의 배경과 환경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특색 있는 외모와 의상을 갖춘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다. 또 신선한 시나리오, 예측하기 힘든 다양한 대화 패턴 등이 빠르게 제작돼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인력을 줄일 수 있다.
특히 그래픽 디자인을 AI에 맡길 경우 개발자들은 개발에만 집중하며, 게임의 품질과 완성도를 높여 모바일 플랫폼뿐만 아니라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진출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배경부터 캐릭터 제작까지...그래픽 작업 AI로 대체한 인디 게임사
그래픽 작업을 AI로 대체한 대표적인 인디 게임사로는 '슈퍼빌런랩스'가 있다. 슈퍼빌런랩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게임을 만드는 35명 규모의 게임사다. 3개월 만에 방치형 모바일 RPG 게임 '슈퍼빌런 Idle RPG'를 출시해 주목받았다.
슈퍼빌런 Idle RPG는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빌런(악당)들을 수집하고 성장시키는 간편한 전투 게임이다. 슈퍼빌런랩스는 게임 구성에 필요한 모든 그래픽 리소스 제작을 생성형 AI에게 맡겨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이외에도 AI⋅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사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웹3' 요소를 더해 웹에서의 플레이도 구현하는 등 새로운 게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슈퍼빌런랩스는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크릿벤처스로부터 올해 투자를 받았다. 크릿벤처스는 컴투스 대표를 역임한 뒤 컴투스 그룹의 글로벌투자총괄(GCIO)을 맡고 있는 송재준 대표가 2020년 설립한 벤처캐피탈로 다양한 국내외 게임사 및 게임 프로젝트에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반지하게임즈'는 SNS 화면을 본떠 만든 포인트 앤 클릭 형태의 추리 어드벤처 PC 게임 '페이크북'을 개발한 9명 규모의 인디게임사다. 페이크북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은 반지하게임즈 개발진들의 지인 사진을 기반으로 '스테이블 디퓨전' 및 '미드저니' 등 이미지 생성 AI 기술을 활용해 새롭게 제작됐다. 이후 얼굴 동일화, 손가락 수정 등 후작업을 거쳐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생성했다. 앞으로 플레이 환경 내 생성형 AI를 도입해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이야기의 전개를 다양화하는 등 게임 몰입도를 한층 더 높일 계획이다.
/ 사진=렐루게임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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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산하의 게임 개발사인 '렐루게임즈'는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이하 즈큥도큥)' 내부 데모 버전을 한 달 만에 선보였다. 즈큥도큥은 이용자가 마이크 입력 장치에 직접 마법 주문을 외쳐 상대방과 전투하는 음성 역할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렐루게임즈 소속 3명의 개발진 중 1명이 생성형 AI 기술을 사용해 모든 그래픽 요소 제작을 전담했다. 현재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얼리 액세스로 즐길 수 있으며 이용자의 피드백을 반영, 지원 언어 및 신규 에피소드 등을 추가해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개발 비용을 줄이고 빠른 속도로 게임을 제작하는 인디 게임사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그래픽 디자인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 AI를 활용해 전반적인 게임 경험을 향상한다면 게임 산업의 판도를 뒤집을만한 작품들이 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준 기자 csj0306@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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