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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칼럼] NHN이 일본에서 금자탑을 쌓은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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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덕 기자]
게임와이

NHN플레이아트 사옥 /게임와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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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이 일본 도쿄 시내 한 복판에 수천억 규모의 빌딩을 건립했다. NHN플레이아트 사옥이다. 13층 규모의 빌딩이며 츠무츠무 등 3개의 게임 스튜디오가 입점해 있다. 도쿄 미나토구는 도쿄역 인근에 위치한 사무실 밀집 지역이다. 국내 게임사가 일본 시내 한복판에 13층짜리 빌딩을 건립한 것은 한국 게임사 30여년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넥슨재팬도 같은 미나토구에 위치해 있지만 건물이 넥슨 소유가 아니다. 펄어비스도 일본 사무실이 있지만 오피스 개념이고 자사 사옥이 아니다. 엔씨재팬도 그렇다. 20년간 일본을 공략해 온 넷마블재팬도 마찬가지다. 같은 미나토구 빌딩 2층을 사용 중이다. 넷마블 방준혁 의장은 2015년 자사 게임의 일본 공략을 천명하면서 철저히 일본 회사, 일본 게임이 되라고 현지화를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10년 가까이 일본 애플 순위권에 꾸준히 들고 있는 것은 NHN 타이틀뿐이고 도쿄 한 복판에 13층짜리 빌딩을 세운 곳도 NHN이 유일하다.

비슷한 시기 일본을 공략했지만 유독 NHN만 도쿄 금싸라기 땅에 빌딩을 건립할 정도로 성공했다. 비결이 뭘까. 그것은 철저한 현지화를 넘어서는 NHN만의 뭔가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일본인 사장의 고용이다. NHN은 2007년 모리카와 아키라라는 일본인 사장을 앉혀서 일본 진출 초기 초석을 다졌다. 여기에 현재 3개 프로젝트 책임자도 모두 일본인이다.

NHN플레이아트 대표 역임 10주년을 맞이한 올해 정우진 대표는 일본에서의 성공을 두고 "내가 한 것이 없다. 3명의 프로젝트 책임자를 믿고 따랐던 것뿐이다"라고 했다. 사실 NHN플레이아트 3개의 게임을 뜯어보면 모두 AAA급이라 보기 힘들다. 츠무츠무는 한붓그리기다. 퍼즐의 재미는 거기서 거기다. 콤파스도 평범한 대전 게임처럼 보인다. 그런데도 3개의 게임 모두 성공했다. 이유는 프로젝트 책임자들이 제 역할을 다 해줬기 때문이다.

'회사 대표가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야 성공한다.'는 말이 있다. 선장은 방향을 정하고, 선원이 일을 하는 것과 같다. 이 말은 그만큼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정우진 대표는 3명의 프로젝트 책임자가 '너무 순수하더라.'라고 얘기한다. 그들은 게임 제작에 대한 열정만 가득했다. 한국에서 공공연하게 펼쳐지는 사내 정치도 전혀 없었다.

그리고 NHN플레이아트의 성공의 뒤에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많은 콜라보가 존재한다. 정우진 대표는 그 비결을 묻는 질문에 "10년 이상 IP홀더들과 좋은 관계를 가져왔다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 남다른 신뢰감을 줄 수 있다고 본다. 하나씩 쌓여서 IP 경험이 누적되다 보니 콜라보를 하면 퍼포먼스가 보장되고 자사의 IP에도 도움이 되니 NHN과 협업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한국 게임사의 경우 한국에서의 성공 노하우를 일본 시장에 그대로 반영하려 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결과를 내는 회사가 되려면 수많은 경험이 쌓여서 스스로 일본을 이해하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정 대표의 지론이다.

'내가 먼저 살아 봤는데 이렇게 해야 해!'라고 윽박지르는 부모보다는 '뭐든 다 해 봐!'라고 든든하게 믿어주는 부모 밑에서 아이가 더 잘 자라날 수 있다. 일본 진출도 비슷해 보인다. 게임 제작에 대한 열정과 사람에 대한 '무한 신뢰'가 일본 진출 성공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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