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필수 장비 없이 훈련…드론 탐지 장치는 무용지물
드론 탐지 장치, 사실상 ‘무용지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한수원의 ‘2023년 물리적 방호 전체훈련 결과 보고’에 따르면, 한수원 산하 원전 본부 5곳 중 3곳이 잠재적 테러 위험 요소인 ‘드론’에 대해 탐지 장치(RF 스캐너 탐지 기법)가 아닌 ‘육안’으로 식별하는 등 부실한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탐지 장비 설치 사진. 출처=최수진 의원 |
탐지 장비 모니터 사진 |
한수원의 드론 탐지 장치 운영 현황을 보면, 고리 본부에서는 RF 스캐너가 전혀 운영되지 않고 있으며, 육안으로 4대를 탐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빛 본부는 RF 스캐너를 4대 보유하고 있으나 육안 탐지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월성 본부는 RF 스캐너가 아예 설치되지 않았고, 한울 본부에서는 3대의 드론을 육안으로 탐지했으며, RF 스캐너는 1대를 탐지했다. 마지막으로 새울 본부에서도 3대의 드론을 육안으로 탐지했지만 RF 스캐너는 1대만 탐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어떻게 이런 일이?
탐지 장치가 ‘허울’에 그친 원인으로는 ▲드론 식별을 위한 데이터(DB) 등록 미흡 ▲드론과 탐지 장치 간 주파수 방해 ▲비훈련용 드론 사용 등으로 꼽힌다. 특히 탐지 장치가 공중에 떠다니는 드론을 탐색해 재밍(수신신호방해)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드론별 DB 구축이 핵심으로 꼽힌다.
훈련 참가자들이 적절한 총기 장비 없이 훈련에 임해야 하는 상황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수원은 2025년부터 마일즈(MILES) 장비를 도입할 계획이지만, 이는 임대 형태로, 실질적인 훈련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수원의 훈련은 실전 감각을 키우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상 시나리오를 사전에 인지한 상태에서 모의 훈련을 진행하여 긴박한 상황 대처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수원은 현실적 한계를 이유로 DB 확보에 안일해왔던 것으로 이번 결과 보고에 나타났다. 훈련 평가를 맡은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은 결과 보고서를 통해“RF 스캐너의 탐지능력을 개선하기 위해서 주기적인 라이브러리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동일 가급 국가보안시설인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항 내 불법드론의 침입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지난 2019년부터 레이더, RF 스캐너, 에어로스코프 드론 탐지 장치 3개와 EO/IR(영상추적장치) 드론 식별 장비 1개를 통해‘3+1’4중 보안을 통한 드론 탐지 장치를 가용하고 있다.
최수진 의원(국민의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최수진 의원은 “불법 드론과 북한의 오물풍선 등 공중 물체의 출현이 잦아짐에 따라 방공망의 구멍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원전과 같은 국가 중요 시설에 대한 방어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