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큐브 뉴욕서 개인전, 11월 7일 개막
마지막까지 불태웠던 신작 시리즈 30점 등 전시
박서보 화백의 유작인 '신문 묘법' 연작이 처음 공개됐다. '묘법 No. 221109'. 65.2×53.2cm. /허윤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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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타계한 단색화 거장 박서보(1931~2023) 화백이 마지막까지 혼신을 다해 작업했던 새 묘법 연작이 공개됐다. 영국을 대표하는 메가 화랑 화이트큐브는 8일(현지 시각) 런던 버몬지에 자리 잡은 갤러리 수장고를 열고 박서보의 유작 ‘신문 묘법’ 한 점을 한국 기자단에 공개했다.
작품 제목은 ‘묘법 No. 221109′. 크기 65.2×53.2㎝. 1939년 2월 발간된 프랑스 마르세유 지방 일간지 ‘르 프티 프로방살(LE PETIT PROVENCAL)’ 지면 위에 흰색 물감을 던지듯 흩뿌리고 그 위에 연필로 쓱쓱 그은 작품이다. 뒷면에는 서명과 함께 “나의 사랑하는 아내 윤명숙이 태어난 날에 발간된 신문이다”라는 문구를 한글과 영어로 적었다.
박서보 유작 '신문 묘법' 작품의 뒷면. 작품 정보와 함께 “나의 사랑하는 아내 윤명숙이 태어난 날에 발간된 신문이다”라는 문구를 한글과 영어로 적었다. /허윤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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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관계자는 “신문 묘법은 작가가 폐암 투병 중 시작한 새 시리즈로 총 51점을 남겼다”며 “오늘이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불꽃을 태운 유작”이라고 했다. 모노크롬 작업이라 칼라면이 도입되기 전 흑백 신문 위에 작업했고, 작가가 본인 생일, 아내 생일, 결혼기념일 등 특별한 날짜의 신문을 원해서 갤러리 직원들이 옛 신문을 수소문했다는 일화도 들려줬다.
지난해 6월 서울 연희동 기지재단에서 본지와 만난 화가 박서보. 폐암 투병 중이던 작가는 인터뷰 넉달 뒤 세상을 떠났다. /이태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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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보는 화이트큐브의 유일한 한국 전속 작가였다. 뉴욕에서 선보일 신작 작업에 의욕을 불태웠지만, 지난해 10월 폐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별세 전 페이스북에 “연초부터 시작한 새 작업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이봐 Jay(화이트 큐브 CEO), 딱 기다려봐봐”라는 글을 남겼다.
다음 달 7일 화이트큐브 뉴욕에서 개막하는 박서보 개인전에 ‘신문 묘법’ 30점이 전시된다. 갤러리는 “개막에 맞춰 시리즈 전작을 실은 도록도 발행된다”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런던 서펜타인 예술감독이 박서보 화백 타계 한 달 전 진행했던 인터뷰도 도록에 함께 실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런던=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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