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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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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체국 "드론배송 물류비 경쟁력 아직 크게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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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기 운송보다 최고 152배 비싸…"다만 점검·관측 등 다용도 개발 잠재력 커"

아시아투데이

지난 3일 러시아 타타르공화국 경제특구의 포포프 테크노파크에서 열린 국제포럼장에 대기질을 측정하는 라이더(Lidar) 드론이 전시돼 있다. /타스, 연합



아시아투데이 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 혹독한 추위에 노출된 영토와 영해가 많은 러시아에서 드론을 이용해 악천후 속에서도 소형 화물을 배달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은 드론 물류 단가가 전통적인 화물운송수단에 견줘 너무 비싸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먼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도시 경계간 드론 운행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러시아 드론 물류업계와 관련 정부 부처가 북극 지역에서 3년간 드론의 경제성을 평가하는 특례 실험을 했는데, 1kg의 화물을 북극까지 운송하는 데 드는 비용이 기존 항공운송보다 100배 이상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경제매체 RBC는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우체국(포치타 로시이)이 2022년부터 3년 기한으로 시작한 '실제 조건 하에서 드론 배송 실험' 결과를 모스크바항공연구소(MAI)에서 열린 드론 회의에서 발표했다"면서 이 같이 보도했다.

연구자들은 러시아 야마로네네츠 자치구 행정도시 타조프스키에서 같은 자치구 북극 지역에 속한 안티파유타(Antipayuta) 마을까지 1kg의 화물을 운송하는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드론 배송이 일반적인 유인비행 때보다 152배 더 비싸고, 전세비행기보다도 43배나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험에 참여한 포치타 로시이 소속 운송관리 책임자 게오르기 바우틴은 "계절에 따라 기존 항공운송이나 드론을 통해 격오지 화물 배송을 하는데, 드론 배송은 소형화물 운송 때에도 경제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2022년 '디지털 혁신 분야의 실험적 법적 체제 구축과 무인항공기 시스템 운영을 위한 디지털혁신 분야 실험적 법적제도(EPR) 프로그램 승인에 관한 결의안'을 승인했다.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미래 상용화에 타당한 기술인지를 검증하기 위해 현행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시범운용을 허용하는 '규제 샌드박스'와 같은 조치였다.

오크루그 자치구 추호트카, 캄차카, 타조프스키 등에서 행해진 실험의 주된 목표는 일반 유인 항공기보다 배송 비용이 줄어들 것인지를 검증하는 것이었다. 바우틴은 실험 결과 운송비용이 비용은 전세항공편 대비 43배, 일반 항공편 대비 152배 큰 사실을 보고하면서 "헬리콥터를 이용한 배송비는 킬로그램 당 90루블, 전세기를 이용한 배송비는 315루블인데, 드론을 이용한 배송비는 무려 1만3600루블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드론 운송의 원가경쟁력이 전통적인 운송수단에 견줘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드론이 당장은 물류 수단으로 상용화 될 수 없지만 언젠가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드론 운송은 물류 고유의 목적과 함께 격오지 시설점검 등 다른 목적을 겸할 수 있는 만큼 단지 화물운송 등 전통적 물류산업계와의 경쟁 차원에서만 볼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바우틴은 "지금 당장은 이미 전통적인 항공화물운송을 통해 상당한 거리를 배송한 뒤에 단거리 운송에 대해서만 드론 운송이 의미가 있다"면서 "더구나 자동차 운송이 가능한 지역에서 드론의 물류비 경쟁력은 육상운송수단에 견줘 더욱 현격히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물류에 무인항공기를 활용하는 것은 어려운 기후 조건에서도 가능하기 때문에 여전히 개발 여지가 크다"면서 "드론은 항공촬영도 가능하기 때문에, 가스 파이프라인, 전력선 등 중요 기반시설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점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땅이 넓고 넓은 북극해와 닿아 있어 경제적, 군사적 목적의 항공드론과 해상드론 등 다목적 드론 연구개발에 많은 예산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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