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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관치' 지적에…이복현 "개입 안 했으면 금리 인하 못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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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금융사에 대한 잇단 개입성 발언에 국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이 원장은 “잘한 방식은 아니지만 필요한 조치였다”고 항변했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이 원장은 “(가계대출) 개입 방식 부분 등에서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가계대출 추세를 꺾지 않았으면 최근 한국은행 금리 인하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금감원장 발언에 금리가 왔다 갔다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지적한 것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중앙일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서민금융진흥원 국정감사에 출석해 어깨를 주무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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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 원장은 지난 7월 임원회의에서 “성급한 금리 인하 기대에 편승한 대출 확대가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은행들의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거는 모습을 보였다. 해당 발언 이후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급격히 올리자, 지난 8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는 “대출 금리 상승을 바란 게 아니다. 개입을 더 세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이후 이 원장은 당시 “세밀한 입장을 내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이날 이 원장은 당시 자신의 발언이 무분별한 대출 증가세를 꺾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고, 정부 내에서도 협의가 이뤄진 내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은행권이 당시 가계대출 금리를 높인 것이 대출 규모를 줄이려는 의도보다는 이익이 늘어나는 추세에 편승한 부분이 있어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경제팀 내 공감대가 있었던 부분이고 우연한 기회에 제가 그 역할을 하게 됐을 뿐”이라고 했다.

이 원장의 ‘구두 관치’에 대한 비판은 여당에서도 나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와 관련한 이 원장 비판 발언 등을 지적하며 “금융위 하부 조직인 금감원장이 너무 금융정책 발언이 잦다 시정할 용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원장은 “여러 가지로 불편함을 드리거나 미숙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면서도 “우리금융 건에 대해 다 잘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닌데 사후적 검사만으로 얘기하기에는 당국 역할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이 두 달 미뤄진 것에 대해 압박이 있지 않았냐는 질의에 대해서 이 원장은 “금융당국이 결정한 것이라 책임도 금융당국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대한 금감원의 입장을 묻는 질의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불공정거래 여지가 있어 조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다만, 고려아연 같은 국가 전략 산업에 대한 해외 사모펀드 인수를 막아 달라는 질의에 대해서는 “자본시장 규제 틀보다는 전략산업에 대한 수출에 대한 제한 방식으로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모·방조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한 것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의도 나왔다. 하지만 이 원장은 “내용을 모른다”거나“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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