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 기소
1심 벌금 300만원→2심 무죄 "특수성 감안"
대법 상고 기각 "아동학대 등 법리오해 없어"
장애아동 돌봄 특수성 인정…맥락 판단 필요
사진=게티이미지 |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아동학대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60대 활동지원사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11세 중증 지적·뇌병변 장애 아동을 데리고 가다가 팔을 놓아 넘어지게 하고, 일어나지 않자 오른손 부위를 3회 내리치고 다리를 잡아끄는 등의 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부축해 걷던 중 힘이 들어 팔을 놓친 것이고, 손을 내리치지 않았으며, 피해아동에 대한 학대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에서는 A씨의 행위를 아동학대로 판단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넘어진 피해아동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10여분 이상 방치해 둔 점을 보면 단순히 힘이 빠져 놓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엘리베이터 탑승 과정에서 팔과 다리를 잡아끄는 등의 행위도 훈육이나 행동 교정의 범위를 초과하는, 신체적 학대행위 및 장애인에 대한 신체적 폭행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A씨와 검사 모두 불복해 항소했고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발달장애 아동을 훈육하는 경우, 돌발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등 특수성이 있어 개별 상황마다 어떤 훈육 방식이 가장 적절한지에 대한 정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A씨가 활동지원사로서 오랜 기간 피해아동의 일상생활과 활동을 보조해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A씨의 행위가 학대행위에 포섭되는지 여부는 그 날 있었던 행위만을 단편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일련의 교육 또는 훈육과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지, 그 행위를 하게 된 의도가 어떠했는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2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씨의 행위가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 또는 ‘장애인의 신체에 불법적인 유형력을 행사한 장애인 폭행행위’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에게 아동학대나 폭행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됐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검사가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수긍하고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춰 살펴보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죄, 장애인복지법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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