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PB 자산관리 전망
경기침체대비 채권·금등 확보해야
미국주식은 적립식 분산투자 추천
금 ‘위험방지용’, 신흥국 ‘인도’ 유망
“지금은 뜨거운 가슴보다 냉정한 머리를 믿어야 하는 시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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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의 자산관리 전문가 프라이빗뱅커(PB)들이 금리 인하기 주요 재테크 전략 중 하나로 안전자산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꼽았다. 글로벌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며 미 증시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경기침체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최근 수익률을 보고 미국 주식 등에 목돈을 쏟기보다는, 단기 채권 등 안전자산을 통해 수익률과 안정성의 균형을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타오르는 미국 주식...‘경기침체’로 돌변할 수도=1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프라이빗뱅커(PB)들은 금리 인하 움직임이 본격화되며, 되레 안전자산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섣불리 상승 추진력이 이어지고 있는 미국 주식 등에 자산을 집중할 경우, 향후 나타날 수 있는 경기침체 국면에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최정연 국민은행 강남PB센터 부센터장은 “금리 인하가 실제 단행됐지만, 자금들이 주식으로 흘러간다고 보기에는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안정 지향적인 상품 중심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지욱 신한은행 잠실PB센터 팀장은 “당장 미국을 봐도 증시 상황이 좋지만, 대선을 앞두고 있어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확신을 가지고 투자에 뛰어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내년 중 경기침체 신호를 예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지점장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해소되고 나면 경기 침체가 시작된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미 만기 3년 이상 금리는 현상이 해소됐다”면서 “아직 2년 미만 장단기 금리가 역전 상태에 있는데, 내년 봄을 기점으로 이게 해소되고 물가와 고용 등 지표도 조정이 이뤄질 경우 큰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하가 시작된 데다, 미국·중국 증시 등 굵직한 시장에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시기에 따른 분산 투자를 추천했다. 최정연 부센터장은 “전체적으로 봐서는 안전자산을 투자하는 게 좋지만, 미국 시장의 기술주나 소비재 성장주 등 유망 산업에 적립식으로 시기를 분산해 투자하는 것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박은주 하나은행 올림픽선수촌 PB부장은 “(불확실성이 큰) 시기일수록 내가 잘 모르는 주식보다는 ETF(상장지수펀드) 등으로 굵직하게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면서 “미국 주식을 하되 배당 성향이 높은 주식, 테크 관련된 성장 주식을 가져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태형 지점장은 “금리 인하로 시장 상황이 바뀐 만큼, 전 산업으로 이익 전망이 확산될 수 있다”면서 “그간 등락을 주도한 성장주 외에도 가치주 등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예금보다 채권...금은 ‘위험 방지’ 용도로=안전자산 대표 주자로는 ‘채권’이 꼽혔다. 특히 최근 자금이 몰리는 1년 만기 정기예금보다는 단기 채권의 수익 전망이 높다는 분석이 많았다. 중장기 채권의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가 선반영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박은주 부장은 “유동성 자금 금리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 단기 채권의 경우 여전히 괜찮다”면서 “예금은 현재 3%대 중반밖에 안 되지만, 단기 채권의 경우 몇 개월 보유하지 않더라도, 금리 인하 국면에서 해지하면 그 이상의 수익률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태형 지점장도 “한국은행에서도 이미 채권시장에 과도하게 금리 인하가 선반영돼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기존에 장기 채권을 가지고 있다면, 매도할 이유가 없지만 신규 진입을 하는 이들의 경우 2년 미만의 채권에 투자하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지욱 팀장은 “신규로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 등을 사서, 금리 인하를 노리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의 경우 수익성보다는, 리스크 방어 용도로 일정 부분 소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금 가격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하는 등 ‘고점’ 인식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박태형 지점장은 “안전자산으로서 분산 차원에서 금을 갖고 있을 수 있지만, 현재 수익적 측면에서는 의문”이라면서 “불안정한 세계 정세로 늘어난 금 수요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은주 부장도 “금의 경우 위험성이 큰 자산들이 폭락했을 때 많이 오르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일부 가져가는 것을 추천한다”면서 “10억이라는 자산이 있으면 1억원 정도의 금액을 분할해 금값이 떨어질 때마다 매수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리스크 헤지 개념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신흥국 투자와 관련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윤지욱 팀장은 “인도 시장의 경우 소비가 활성화돼 있는 내수 기업들 위주로 상장돼 있다”면서 “소비재 기업의 장점이 변동성이 적은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진폭이 적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투자처”라고 설명했다. 최정연 부센터장은 “인도의 경우 워낙 단기간에 급등했기 때문에, 신흥국 특성상 경계 심리가 작용할 위험이 있다”면서 “연초 대비해서 많이 오른 신흥국 시장의 경우 후순위로 빼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윤지욱 팀장은 “현재 실거주 갈아타기 위주의 부동산 시장 특성상, 갭투자를 노릴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박은주 부장은 “돈이 있으면 주식 쪽으로 조금 더 추천을 드린다”면서 “갈수록 규제가 심해지고, 좋은 매물들의 경우 우리가 살 수 있는 하한선, 즉 좋은 가격 타이밍이 이미 지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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