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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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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앞둔 EU 中 전기차 추가 관세…무역갈등 심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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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글로벌 스캐너 #95_"EU, 中 전기차 상계관세 부과 방침 결정"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지식·학습 콘텐츠 브랜드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새로운 한주를 준비하며 깊이 있는 지식과 정보를 찾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일요일 아침의 지식충전소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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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AP/뉴시스]지난 4월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오토쇼에서 관람객들이 비야디(BYD) 부스에서 자동차를 바라보고 있다. 유럽연합(EU)이 반보조금 조사에 이어 7월4일부터 중국산 전기자동차 수입에 최대 38%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12일 위협, 무역전쟁이 촉발될 위험이 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2024.06.12. /사진=유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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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 부과를 결정하면서 유럽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5.3%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중국이 즉각 유럽산 브랜디에 대한 반덤핑 조치에 맞불을 놓으면서 무역분쟁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은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려는 EU의 속내를 살펴보고 무역갈등이 한국에 미칠 영향을 전망해 봤다.


그린딜 추진으로 대중 의존도 높아진 EU

지난 4일 EU 집행위원회는 중국산 전기차에 기본 관세 10%에 추가 관세를 7.8∼35.3% 포인트 더하는 관세안을 확정했다. 중국산 전기차가 중국 정부로부터 과잉 보조금을 받아 불공정하게 유럽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이유다. 이달 30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중국산 전기차는 31일부터 향후 5년에 걸쳐 최대 45.3%의 관세가 부과된다.

이처럼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상계관세'(보조금이나 장려금 등 불공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기본 관세에 추가로 부과하는 관세)를 부과하는 속내는 복잡하다. 앞서 유럽은 2019년 기후·환경 위기에 대응한다는 명분하에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을 제시했다. EU가 그린딜을 위해 전기차 공급을 대폭 확대하면서 결과적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만 심화했다.

일각에선 '2차 차이나 쇼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차이나 쇼크'란 중국산 저가 공산품의 과잉공급이 각국 제조업 경쟁력을 훼손시킨 현상을 가리킨다. '1차 차이나 쇼크'는 2000년대 초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함께 나타났다. 유럽운송환경연합(T&E)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0.4%에 불과했던 유럽 내 중국산 전기차 비중은 지난해 19.5%로 급증했고 올해는 2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BYD 등 중국 브랜드는 유럽 전기차에 비해 성능과 사양이 뛰어나고 가격도 20% 이상 저렴한 데다 2년 무료 충전 등 파격적인 혜택까지 제시하면서 점유율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강유덕 한국외대 LT학부 교수는 "사실상 유럽은 전략적 자율성을 얻기 위해 그린딜을 강력히 추진했는데 그린딜을 추진할수록 오히려 중국에 종속되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됐다. 결국 중국에 미래산업인 전기차 시장을 모두 내어줄 수 있다는 위기의식과 자국 내 전기차 산업을 전략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상계관세를 부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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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 장관이 23일 (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있는 ZF의 전기 파워트레인 기술을 방문하며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2024.06.24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항저우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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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국 간 이해관계, 실효성 등 논란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안을 확정했지만 이로 인해 회원국 간 갈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EU 회원국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앞서 상계관세에 대한 EU 집행위 투표에서 프랑스, 이탈리아 등 10개국이 찬성했고 독일, 헝가리 등 5개국이 반대표를 던졌으며 나머지 12개국은 기권했다.

프랑스의 경우 전략적으로 자국 전기차 육성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한 중국 전기차에 대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시장의 왜곡을 불러왔다며 추가 관세를 추진하는 EU 집행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또 프랑스는 수입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불리하게 만드는 '프랑스판 IRA' 입법을 추진 중인데 중국산 전기차를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반면 독일의 경우 중국 시장 판매 비중이 큰 데다 전기차 생산 허브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EU의 상계관세에 반대한다. 2023년 기준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의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판매에서 중국 시장 비중은 40%에 육박한다. 또 이들은 중국의 지리그룹 등과의 합작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유럽으로 수입해 판매한다. 만약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보복관세를 매길 경우 독일 자동차 업체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EU 집행위는 10월 말까지 중국과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1년간의 실태 조사와 회원국 투표를 거친 사안인 만큼 상계관세 부과를 돌이키기는 어렵다. 향후 독일 등 관세 부과에 반대한 국가들의 경제적 피해와 불만이 커지게 되면 회원국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EU의 결속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에서는 상계관세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지기도 한다. 중국산 전기차에 평균 20%의 상계관세를 부과한다고 해도 여전히 유럽차에 비해 저렴하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유럽 내 공장이나 제3국에 대한 시설 투자를 늘려 관세 장벽을 우회할 수도 있다. 실제로 EU의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BYD, 샤오펑 등 중국 자동차 업체는 유럽 내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상계관세 부과가 오히려 중국 업체들의 유럽 내 공장 설립을 자극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유럽 시장을 더욱 빠르게 잠식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태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상계관세 부과로 유럽산 전기차가 중국산 전기차를 당장 대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차별적인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정책을 도입할 수 있다. 또한 중국 전기차 업체가 현지 공장을 설립해 관세를 우회할 경우 EU는 이러한 제품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얼마나 보조금을 받았는가를 조사해 새로운 규제나 합의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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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체코공장을 방문해 현지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2024.9.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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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 경쟁력 약화…韓, 반사이익 기대

상계관세 부과 결정되자 중국 상무부가 "EU의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보호무역주의 방식과 중국 전기차에 부과하는 반보조금 관세에 결연히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하는 등 EU와 중국 사이의 무역갈등이 심화할 조짐을 보인다.

중국은 유럽산 브랜디에 대한 임시 반덤핑 조치 시행을 밝히며 즉각적인 보복 조치에도 나섰고, EU에서 수입하는 대형 내연기관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검토하는 등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 또 유럽산 돼지고기와 유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도 착수했다. 이들은 중국 수출 비중이 큰 제품들로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경기 침체를 겪는 EU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EU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로 한국 기업들은 반사이익을 누릴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경쟁력이 약화하면서 유럽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한국산 전기차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다.

강 교수는 "일반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부상하는 것은 한국과 같은 통상국가에겐 위협요인이다. 그러나 한국은 WTO에 더해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유럽에 대한 시장접근성이 보호되고 있다. 유럽이 경쟁상대인 중국산 전기차를 관세를 통해 제지해 준다면 유럽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어느 정도 반사이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보희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앞으로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관세와 같은 보호무역조치를 회피하기 위해서 자동차 산업과 같은 경우 현지 생산 전략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 한국 기업들은 수출시장 확대와 시장 다변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의 전략 등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최성근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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