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가입 찬성, 반대에 0.7%포인트 우위…대선은 친서방 대통령 과반 득표 실패해 친러 주자와 결선 투표
20일(현지시간) 대선을 통해 재선에 도전하는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이 21일 몰도바 수도 키시너우에서 열린 선거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사진=(키시너우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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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이웃국가 몰도바가 2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가입을 걸고 실시한 투표에서 예상 외로 EU 가입 반대 비율이 찬성과 맞먹을 정도로 높게 나왔다. 곧 있을 대통령 결선 투표에서 혼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21일 로이터통신 등 따르면 몰도바는 전날 헌법에 'EU 가입 추진'을 명시할지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와 대통령 선거를 동시에 진행했다.
앞서 여론조사에서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에서 EU 가입 찬성이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AP통신에 따르면 개표율 99.41%까지 찬성 50.39%, 반대 49.61%로 박빙이었다. 한때 가입 반대가 찬성을 앞지르기도 했으나, 개표율 98% 시점에서 가입 찬성 비율이 반대를 따라잡아 역전에 성공했다.
현지 선거관리위원회 임시발표에 따르면 몰도바 서부 지역 거주자, 해외 거주자 몫 개표와 함께 가입 찬성 비율이 급격히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타임즈(NYT) 등 외신들은 반(反)러시아 성향이 강한 투표층이라고 설명했다.
개헌 투표가 예상 밖 박빙으로 흘러가면서 대통령 선거도 오리무중이 됐다. 친서방 성향 인물 마이아 산두 대통령은 득표율 42%를 기록, 과반 득표에 실패해 친러시아 진영 대표 주자 알렉산드르 스토야노글로 전 검찰총장과 내달 3일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됐다. 스토야노글로 후보 득표율은 26%였다.
이날 산두 대통령은 러시아를 겨냥, "몰도바 국익에 적대적인 외국세력과 협력하는 범죄집단이 30만 표를 매수하려 했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다"며 부정 선거를 주장했다. 산두 대통령은 "전례 없는 사기"라며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달 초 몰도바 사법당국은 러시아로 도피한 친러 성향 정치인 일란 쇼르가 유권자들을 대거 매수하려 한 사실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쇼르는 총 1500만 유로(224억원)를 들여 몰도바 유권자 13만 명을 매수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크렘린 궁은 산두 대통령과 EU 찬성 투표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고 반박하면서 친서방 진영이 불법 선거를 저지른 것 아니냐고 맞받았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산두 대통령이 승리하도록 조작된 선거"라고 주장했다.
몰도바는 옛 소련 위성국이었다가 소련 해체 후 독립했다. 이후 친서방 진영과 친러시아 진영이 번갈아 집권했다. 산두 대통령은 총리를 거쳐 2020년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산두 대통령은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우크라이나와 함께 EU 가입 신청을 냈다. 현재 두 국가는 가입 후보국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다음 몰도바 침공을 노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크라이나 돈바스처럼 친러시아 세력이 몰도바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통치권을 행사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호'를 요청하고 있기 때문. CNN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 지역에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1500명 규모의 군 부대를 배치한 상태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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