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빈손회담 후폭풍]
공천개입 의혹
韓 “사기꾼에 끌려다니면 안돼”
이날 대통령실과 여당 취재를 종합하면 한 대표는 전날 회동에서 윤 대통령에게 명 씨 관련 의혹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야 할 게 있으면 털고 가자”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극적 대응으로 문제를 회피할 것이 아니라 관련 의혹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윤 대통령은 명 씨와의 관계에 대해 “대선 전 명 씨가 만나자마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손을 잡으라는 조언을 했다. 그러나 나중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 단호하게 잘라냈다”고 설명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명 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일에 대해 “(나는 단호히 잘라냈지만) 집사람이나 가족은 그렇게 못 하는 거 아니냐”며 “나와 달리 어쨌든 명 씨를 달래고 좋게 좋게 선거를 치르려고 그렇게 하지 않았겠냐. 그게 가족들의 역할이었다”고도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아내는 명 씨를 잘 모른다”는 취지로도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어처구니없는 의혹에 대해서는 대응을 제대로 하고 싶어도 대통령실이 계속 싸우는 게 맞느냐”며 “말이 안 되는 공격을 하면 당에서도 적극적으로 같이 공격을 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윤 대통령은 관련 의혹에 대해 “현재 나오는 의혹들이 다 허무맹랑한 것들 아니냐”고 되물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이날 명 씨 관련 회의에서 향후 조사 방향 등을 논의했다. 국민의힘은 명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가 2021년 10월 당원 57만 명의 명부를 확보해 두 차례 대선 후보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다. 또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한 대표 공격 사주 의혹도 조사한다. 유일준 감사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명 씨가 대선 경선 당시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쪽으로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 범위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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