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쇼크에 수출 중심의 국내 성장경로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한국은행이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미국의 금리인하 지연에 원·달러 환율이 이달에만 70원 넘게 오르며 1380원대에서 등락하고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리스크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 추가 금리인하 시기를 두고 한은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24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데이터는 성장을 위해 외부 부문(수출)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점을 나타낸다"며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진 가운데 GDP 성장의 구성이 점진적으로 (수출 중심에서) 내수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해왔지만,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며 올해 3·4분기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부진한 탓에 한국은행이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의 경기 연착륙 기대감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이 1380원을 돌파하며 지난 7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르는 등 외환시장의 변수가 커졌기 때문이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1·4분기쯤 다시 인하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지금도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인데 금리차가 더 벌어지면 환율은 더 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집값과 가계부채 급등 우려도 해소되지 않았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11월 금리인하 전망도 나올 수 있지만, 시장에서는 1월에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근 한은 메시지를 보면 미국보다는 완만하게 금리를 내리겠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으며, 환율도 부담"이라고 짚었다.
조 연구위원은 "금융안정을 위한 세 가지 조건인 환율·가계부채·부동산 중 환율 데이터가 불안한 상황이고, 가계부채나 부동산 쪽도 데이터가 썩 좋지는 않다"며 "금리인하 후 파급효과를 보겠다고 언급했는데 11월에 연속 인하를 하면 기조가 어긋나버린다"고 지적했다.
한은도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이날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한 번의 금리인하가 바로 내수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고 시차가 있는 부분도 있어서 금리인하가 향후 내수부문에 미칠 효과는 지켜봐야 한다"며 "향후 추가적인 금리인하는 여러 조건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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