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해지면서, 크고 작은 전염병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중 어린이집, 유치원 등 단체활동을 하는 어린이를 중심으로 백일해가 확산되고 있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초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백일해 환자수는 2만6299명이다. 지난해 전체 백일해 환자 수가 292명, 2022년엔 31명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그렇다면 백일해에서 우리 아이를 보호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 '발작성 기침' 할 때 감기 대신 의심해야 할 백일해
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에 감염됐을 때 생기는 질환으로, 발작적으로 심한 기침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이름은 100일간 기침(咳)을 할 정도로 증상이 오래 간다는 데서 왔다. 백일해 발작성 기침은 기침이 점차 심해지면서 기침 끝에 '웁소리'하는 소리가 들린다. 기침이 심한 경우 얼굴이 빨개지거나 눈이 충혈되기도 한다. 기침 후 구토, 청색증, 무호흡 등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백일해는 전염력이 매우 강해 2급 법정 호흡기 감염병이다. 감염 초기 전염력이 가장 높으며, 3~12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증상이 발현된다.
백일해는 올 4월 중순부터 발생이 크게 증가, 6월부터는 가파르게 상승하며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연도별 환자 추이를 보면 △2018년 980명 △2018년 496명 △2020년 123명 △2021년 21명 △2022년 31명 △2023년 292명 △2024년 6986명(7월 기준) 등으로 올해 급증세가 두드러진다.
연령대별로는 13~19세가 59.1%인 4126명, 7~12세가 32.9%인 2296명으로 학령기인 7~19세 환자가 전체의 92%를 차지한다. 지역별로는 경기 22.8%, 경남 20.8%, 인천 13.5%, 서울 9.7% 순이다.
99.4%는 기침이었고 21.5%는 발작성 기침, 16.7%는 '웁소리'증상이 있었다. 환자 중 21.6%는 입원 치료를 받았다. 환자 평균 연령은 16.1세 증상발생일로부터 진단까지는 평균 3.8일이 소요됐고 21.6%의 환자가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도 백일해 확산세가 보고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7월 기준 7846명의 환자가 보고됐고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3.2배 증가했다. 영국은 잉글랜드 지역에서 5월 말까지 7599명의 환자가 보고됐다. 유럽연합 지역에서는 올해 1분기 동안 3만2037건의 사례가 보고됐다. 또 유럽 30개국 중 17개국에서 11명의 영아가 사망했다.
◇ 가족 간 감염 80%… 부모 등 추가 접종 필요
백일해는 가족 내 2차 발병률이 80%에 달한다. 가족 내 청소년, 성인 백일해 환자에 의해 영유아가 감염될 수 있고 특히 생후 3개월 미만의 영아에게 감염 시 치명적이다.
이에 대한감염학회는 생후 12개월 미만 영아의 백일해 예방을 위해 부모, 형제, 조부모 등 영아를 접하는 사람에게 영아와 밀접하게 접촉하기 2주 전까지 'Tdap 백신' 1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질병관리청도 만 11~12세 Tdap를 접종한 이후, 10년마다 Tdap또는 Td로 추가 접종하길 권고한다.
백일해 예방접종은 생후 2·4·6개월에 3차까지, 4차는 생후 15~18개월 사이 실시하고, 4~6세 사이 5차 접종, 11~12세 사이 6차 접종 뒤 10년에 한 번씩 재접종해야한다. 특히 단체생활을 시작하는 4~12세 때 추가 접종이 권장된다.
◇ 백일해 사전 예방 중요
백일해는 사전 예방도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은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씻기,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기, 하루 최소 3회, 매회 10분 이상 환기하기, 눈·코·입 씻지 않은 손으로 만지지 않기, 기침 증상이 있는 경우 마스크 착용하고 의료기관 방문하여 진료받기 등의 예절을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처장은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아동·청소년 위주 백일해가 유행하는 추세"라며 "학교와 가정에서는 소아·청소년이 일상생활에서 손 씻기, 마스크 쓰기 등 기침 예절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도를 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아주경제=정세희 기자 ssss30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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