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자 10월말 기준 170명·전년 동기 대비 16.4%↑…인도네시아 유입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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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최근 한국 대학생이 파키스탄을 방문했다가 뎅기열에 감염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주요 국내 뎅기열 유입국인 필리핀 등에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현재까지 국내에는 상용화된 뎅기열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방역당국은 모기에게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강조한다.
3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주요 뎅기열 유입국인 필리핀에서는 지난 4일 기준 누적 26만9천947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702명이 사망했다.
이는 2010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숫자이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기후 변화와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모기 매개 질병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인도네시아 전역에서는 약 4만3천200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고 404명이 사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감염자는 2.5배, 사망자는 약 3배로 늘어났다.
지난 7월에는 비유행 국가였던 이란과 프랑스 등에서 지역감염이 처음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발생 환자도 전년 같은 시기 대비 증가했다. 대부분은 유행 국가에서 매개 모기에게 물려 감염된 후 입국했다.
올해는 이달 26일 기준으로 총 17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동기 146명보다 16.4% 늘어났다.
유입 국가별로 보면 인도네시아 유입 환자가 64명(37.6%)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필리핀이 44명(25.9%)이었다. 태국은 22명(12.9%), 베트남과 말레이시아가 각각 8명(4.7%)이었다.
인도네시아 유입 환자는 2022년 8명에서 올해 64명으로 8배, 필리핀은 9명에서 44명으로 5배가 됐다.
국내 뎅기열 환자 수는 코로나19를 거치며 크게 줄었다가 다시 느는 추세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273명, 2020년 43명, 2021년 3명, 2022년 103명, 지난해 206명이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발열성 질환이다. 바이러스를 보유한 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 등 매개 모기에게 물려 주로 전파되며 수혈 등을 통해 전파되기도 한다.
5∼7일의 잠복기가 지나면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대부분의 환자는 발열기가 지나면 회복되지만 일부는 중증 뎅기열로 진행된다. 쇼크 상태에 빠지게 되면 토혈, 혈변 등 심각한 출혈성 징후를 보이기도 한다.
치사율은 약 5%이고 조기에 치료받는 경우 1%까지 줄지만,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에는 20%에 달한다.
뎅기열 백신이나 치료제는 현재 상용화되지 않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질병청은 여행 중에는 외출 시 3∼4시간 간격으로 모기 기피제를 뿌리고 밝은색의 긴 옷을 착용하라고 권고했다.
의심 증상이 있다면 입국 시에는 검역관에게 증상을 신고하고 뎅기열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전파를 막기 위해서 치료 종료 후 6달간은 헌혈은 삼가야 한다.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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