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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미술의 세계

"서울 와보니 시민들도 노벨상 받을 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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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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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서울에 있는 수많은 축하 현수막과 배너를 보니 서울 시민들도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것 같아요."

아동 노벨문학상으로 손꼽히는 스웨덴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ALMA)' 총괄책임자인 오사 베리만은 31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초청으로 강연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얼마 전 스웨덴 유력 일간지에서 한국의 문화 수출 전략에 대한 기획 기사가 실릴 만큼 K컬처 열풍이 거세다"며 "한국 작가들은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은 '말괄량이 삐삐'를 쓴 스웨덴 국민 작가다. 그가 쓴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한강이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책 가운데 한 권으로 한강에게 영감을 준 것으로 유명하다.

베리만은 "린드그렌이 쓴 동화책 주인공은 공통점이 있다. 어머니가 없거나 사회적으로 취약하지만 성격과 능력이 강한 어린이"라며 "삐삐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소녀고 '사자왕 형제의 모험'에 나오는 주인공도 악에 맞서 싸우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린드그렌이 타계한 직후 스웨덴 정부는 그를 기리기 위해 2002년부터 매년 ALMA를 선정하고 있다. 상금은 무려 500만크로나(약 6억4500만원)로 노벨문학상 상금의 절반 가까이 된다. 2020년에는 한국의 백희나 작가가 수상자로 호명됐다. 베리만은 "백희나 수상 당시 스웨덴어로 번역된 책이 한 작품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여섯 권의 책이 번역됐다"며 "지금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그림책 작가는 백희나"라고 뿌듯해했다.

어린이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는 한국뿐 아니라 스웨덴에서도 걱정거리다. 그는 "스웨덴은 국가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3개월 갓난아기나 유아들에게 부모나 도서관 사서가 책 읽어주는 운동을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어린 시절 누군가가 책을 읽어주면 5만 단어를 배우는데 그러지 않으면 1만5000개 단어를 익히는 데 그친다.

[이향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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