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월 6일(현지시각) 위스콘신주 주노공항에서 빨간 모자를 쓰고 유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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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0월 한 달간 국내 주식시장에서 방산 기업 ‘빅4’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2418억원), 한국항공우주(940억원), LIG넥스원(598억원), 현대로템(275억원)을 총 4530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이들 종목은 각각 외국인 순매수 2·8·13·35위에 올랐다. 모두 상위권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마린솔루션, 한화오션 등 주요 조선주도 1300억원 넘게 사들였다. 이 중 HD한국조선해양과 현대마린솔루션은 10월 외국인 순매수 11위와 1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외국인의 방산·조선 집중 매수는 한국 증시를 전반적으로 외면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10월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4조4871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역대 최장 기록인 33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방산주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북한 도발 등 지정학 리스크 확대 국면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미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전 세계 방위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방산주 주가엔 호재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누가 당선돼도 방산주에 유리하다는 의미다.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월 31일 기준 빅4 방산주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2조1439억원이다.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4개사 주가는 10월 한 달간 12~24% 상승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AUSA 2024에서 선보인 차륜형 K9 콘셉트(왼쪽)와 HD한국조선해양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조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HD한국조선해양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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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내 에너지 개발을 장려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설비 확충 등을 주장하는 만큼 당선 시 LNG선 발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목받고 있다. 또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수주 계약 대금을 달러로 받는 조선 업종에 유리하다.
조선업이 호황에 접어들면서 대표 조선 3사인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이 올해 2011년 이후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10월 31일 HD한국조선해양은 3분기 영업이익이 고부가가치 선박 비중과 생산성 향상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7.4% 늘어난 398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각각 1199억원, 256억원의 3분기 영업이익을 냈다.
전문가들은 11월 5일(현지시각) 미국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국내 방산, 조선, 전력기기 종목 등을 담는 것이 단기 매매 전략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시 추진 정책에 따른 반사 수혜와 실적이 뒷받침되는 업종은 방산, 조선, 반도체, 전력기기 종목이 꼽힌다”고 말했다.
다만 유 연구원은 “기존 선호업종인 조선, 방산 등의 종목은 미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 결과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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