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때 피폭’ 정원술 협회장
“핵무기 사용·전쟁 절대 안 돼”
“핵무기 사용을 비롯한 전쟁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 원폭 피해자들의 절대적인 신념입니다.”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참석하는 정원술(81·사진) 한국 원폭피해자협회장은 3일 참석 소감을 이 같은 말로 대신했다. 정 회장은 지난 1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단체인 일본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니혼히단쿄·日本被團協)로부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초청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에는 니혼히단쿄 대표단 31명 외에 정 회장과 원폭 피해 2세인 이태재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 회장도 참석한다.
1943년 9월 일본 히로시마 출생인 정 회장은 일제강점기 경남 합천에서 일본으로 강제동원된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두 살 때인 1945년 8월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피폭됐고, 광복 후 다시 부모 고향인 합천으로 돌아와 살았다.
어릴 적부터 기관지 질병을 달고 살았던 그는 자신의 몸이 왜 그리 허약한지 몰랐었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로부터 자신이 피폭된 사실을 듣게 됐다. 당시 그의 아버지는 ‘원폭 피해를 당했다는 말을 남들에게 하면 차별을 받으니 절대 말하고 다니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한국에 자신과 같은 원폭 피해자가 많다는 걸 알고는 한국원폭피해자협회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3월 한국원폭피해자협회장으로 취임한 뒤 지난해 5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가 열렸던 히로시마에서 “핵 없는 세상을 희망한다”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한국인 원폭 피해자를 잊지 않고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초청해 줘서 정말 감사하다”며 “앞으로 일본에 비해 관심과 지원이 적은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을 위해 활동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합천=강승우 기자 ksw@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