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에서 파병된 북한군 병력을 공격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자가 4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CCD)의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북한 병력이 쿠르스크에서 이미 첫 번째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코발렌코 센터장은 북한군과의 교전 상황이나 북한군의 피해 규모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국 국방부는 “아직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코발렌코 센터장은 국영방송에 출연해 “북한군이 아직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곧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북한 병력은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고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전투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31일 제6차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최근 정보로 볼 때 북한군 8000명이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했다”며 “러시아는 북한군에 군복과 장비를 제공했으며, 포병, 무인기(드론), 참호 공략을 포함한 기본 보병 작전훈련을 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은 최전선 작전에 북한군을 투입할 의도가 있다는 걸 시사하며 며칠 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투에 합류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러시아 장갑차가 북한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을 전장에 남겨둔 채 철수하는 듯한 모습이 담긴 무인기(드론) 촬영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는 러시아군 BRT-82 장갑차 3대가 쿠르스크 지역 칼리노프 마을로부터 남쪽으로 4㎞ 떨어진 수목지대를 공격하는 모습이 담겼다. 장갑차는 수목지대 근처까지 다가가 기관포 사격을 가하면서 탑승한 보병들에게 하차를 지시했다. 그러나 이들은 하차 후 전투 대형을 갖추지 못한 채 장갑차 주변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고 장갑차들은 이들을 남겨둔 채 철수했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아마도 장갑차를 모는 러시아군과 탑승 병력이었던 북한군 사이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일어난 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