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산림기술사로 일하면서 16억원대 순자산을 보유한 블로거 트리플G(41)씨의 말이다. 그가 본격적인 주식 투자를 시작했을 때 투입한 돈은 2억원이었지만, 코로나19 당시 증권시장이 폭락한 이후 37%의 수익률을 올렸다. 지금은 주식에만 7억원을 운용 중인데 연평균 수익률이 약 14%다. 주식 외에도 부동산, 예금, CMA(자산관리계좌)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을 굴린다.
트리플G씨의 높은 수익률의 비결은 단기투자 방법인 '오치기 투자'다. 매매한 주식이 5% 수익이 나면 즉시 판다. 매수한 주식이 반대로 5% 떨어지면, 다시 추가로 사들인다. 매입한 단계별로 관리해 매입가보다 5%가 오르면 되파는 방식이다. 매일 국내 증시에서 19개의 종목을 거래한다. 그는 단기투자의 높은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배당주 위주로 투자를 한다. 주가가 폭락해도 배당금을 받아 버틸 수 있는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배당금까지 포함해 연평균 수익률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트리플G씨는 "매매일지에 매일 기록하고 (주가가) 가격대로 움직이면 사고판다"며 "개인적인 감정을 완전히 배제하고 주식시장에서만큼은 '나는 기계다, 나는 로봇이다'를 되뇐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원칙을 살린 투자로 코스피가 30% 떨어졌을 때, 자신의 계좌는 3% 떨어지는 데 그쳤다고 강조했다.
처음에는 그도 투자 실패를 여러 차례 겪었다. 28살에 시작한 첫 투자는 당시 유행이던 '차이나 펀드'였다. 그때는 그에게 거액이었던 140만원을 투입해 60만원을 건지는 데 그쳤다. 이후 가입비만 월 66만원인 투자리딩방에도 들어갔지만 회의를 느껴 탈퇴했다. 상가도 샀지만, 세금을 비롯한 각종 부대비용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주식에 더욱 전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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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G씨는 향후 미국 증권시장의 배당성장 ETF(상장지수펀드)인 SCHD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그가 비록 단기투자로 자산을 축적했지만, 이는 너무 번거로운데다가 한계점이 뚜렷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그는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 점차 이를 미국 주식으로 전환하고, 한국 주식 비중은 10%대로 줄일 예정이다.
트리플G씨는 "미국 증권시장에 익숙지 않아 한국 주식에 투자한 것을 후회한다"며 "한국 증권시장은 외부 변수에 훨씬 취약하고 배당 컷도 많으며 주가 부양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투자한 금액을 SCHD에 모두 넣었으면 지금보다 수익률이 높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미 미국 주식 24개 종목에 2억7000만원을 투입하고 있다. 한국 주식과 달리 오르거나 떨어져도 팔지는 않고 사기만 한다.
그는 은퇴를 설계하는 이들에게 실천을 강조한다. 지금은 산림기술사로 높은 월 소득 수준을 유지하는 트리플G씨지만, 그도 한 때 월급이 밀려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월급 250만원 중 100만원을 저축하기도 했고, 지난해 6월 투자 배당금으로 처음으로 해외 여행을 가는 등 자산 증식을 위해 노력해왔다. 트리플G씨는 "10억원 안 되는 돈으로 은퇴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심했지만 (실천 후) 생각이 바뀌었다"며 "우리가 정답을 이미 알고 있어도 실행이 쉽지 않은데, 일단 시도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김이진 PD klj12131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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