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는 선거 익일 기준 128년래 최대 상승
금융·에너지·산업주 강세장 주도
금·구리 가격은 급락…해운주 약세
“장기적 ‘미국 예외주의’ 강화될 것
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6일(현지시간) 한 트레이더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이름과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Keep America Great)’라는 단어가 적힌 모자를 쓰고 웃으면서 작업하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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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재선 확정 첫날 랠리를 펼치면서 축포를 터뜨렸다.
6일(현지시간) 미국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508포인트(3.57%) 치솟으면서 대통령선거 다음 날 기준으로 1896년 이후 128년 만에 가장 상승폭을 그렸다. S&P500과 나스닥지수도 각각 2.53%, 2.95% 급등하면서 3대 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5.84% 뛰면서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세금 인하 등 경기부양 정책으로 미국 중소기업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초박빙 승부로 인해 당선인 확정까지 수일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조기에 승자가 확정되면서 불확실성이 빠르게 제거됐다. 일명 ‘공포지수’로 꼽히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16.27까지 떨어지면서 9월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부분 시장이 상승세를 보였지만 금융, 에너지, 산업주의 급등이 두드러졌다. 월가는 트럼프 당선인의 감세, 석유 시추 확대, 규제 완화에 대한 견해가 해당 종목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 주가가 11.54%, 웰스파고와 골드만삭스는 각각 13.11%, 13.10% 폭등했다.
주요 가상자산과 미국 달러화 가치도 폭등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때 7만6000달러 선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가상자산 친화적인 행보를 보이던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 소식이 기폭제가 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지수는 2022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일명 ‘트럼프 랠리’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마크 핀토 제이너스핸더슨인베스터스 미국 주식 총괄은 “트럼프 당선인은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등 성장에 유리한 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미국 경제를 더 많이 자극하고 위험자산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6년 대선 당시에도 S&P500지수는 대선 전날부터 그해 연말까지 일명 ‘트럼프 랠리’에 올라타 5% 가까이 뛰었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모든 금융 상품이 ‘트럼프 호재’의 주인공이 된 것은 아니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미국 국채는 이번 랠리에서 소외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2.7% 급락했다. 무역전쟁에 대한 두려움으로 머스크, 하팍로이드 등 세계 주요 해운업체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구리 가격은 중국 경제 전망과 청정에너지 붐에 대한 기대가 트럼프 당선으로 사그라지면서 5.1% 급락했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조글루 JP모건 투자전략가는 “장기적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는 ‘미국 예외주의’ 강화를 의미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르면 내년 초부터 미국의 관세가 전 세계를 강타할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이투데이/변효선 기자 (hsbyu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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