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30 (토)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기원상의 팩트체크] 에이즈 알고도 성관계한 男 "전염성 안 높아"...정말일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0대 남성 A씨는 2006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에 걸려 치료를 받았다. 약물을 복용하던 A씨는 지난 7월 여중생인 10대 청소년 B양에게 접근했고, 현금 5만원과 담배 2갑을 주며 자신의 차량에 태워 성매매를 했다. 지난 6일 미성년자 의제강간 등 혐의로 첫 재판을 받게 된 A씨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고, 성관계 시 콘돔을 사용해 감염 우려는 낮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수백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에이즈는 여전히 '성관계를 통해서만 전염된다'거나 '무조건 죽는 병이다' 등 잘못된 인식이 퍼져 있는 전염병 중 하나다.
에이즈 도대체 뭐길래?

에이즈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이하 HIV)에 감염돼 면역 체계가 파괴되는 질환이다. 한마디로 HIV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인 것. HIV 감염이 심각하게 진행돼 면역 체계가 완전히 파괴되고 결국 에이즈로 발전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성접촉에 의해 에이즈에 감염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수혈이나 혈액제제에 의해 전파될 수 있다. 또 주사 바늘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이미 에이즈에 걸린 산모가 출산하거나 모유 수유를 할 경우 아이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

잠복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5년 이상까지 지속될 수 있으며, 감염자의 체질, 영양상태, 바이러스 성질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감염됐더라도 10년 이상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HIV 감염 초기에는 발열, 피로, 인후염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이후 면역체계가 완전히 파괴되면 에이즈로 진행되며, 폐렴, 결핵, 곰팡이 감염, 피부 질환, 체중 감소, 만성 설사, 빈혈 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에이즈의 사망률은 치료 여부와 감염된 사람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르다. 치료를 받지 않아 에이즈로 진행될 경우는 1~3년 이내에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HIV를 관리하면 일반인과 같이 정상적인 수명을 살 수 있으며 에이즈로 인한 사망률은 크게 감소한다. 그러니 가능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에이즈와 HIV, 같은 거 아니었나?

에이즈와 HIV를 혼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두 가지는 서로 다른 개념이다.

HIV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이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하면 면역 세포인 CD4 세포를 공격하고 파괴해 면역 체계를 점차 약화시킨다. 하지만 HIV에 감염된다고 해서 바로 에이즈에 걸리는 것이 아니다. 에이즈는 HIV 감염이 오래 진행되면 면역 체계가 심각하게 손상돼 발생하는 최종 단계의 질병이다.

즉, HIV는 바이러스이고, 에이즈는 그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질병인 것이다. HIV 감염 후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이뤄지면 에이즈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동성애자들만 감염될까?

과거 HIV와 에이즈가 주로 동성애자들 사이에서 퍼졌다는 오해가 있었다. 1980년대 초 처음 HIV가 보고됐을 때 주로 남성 동성애자들 사이에 확산됐었기 때문이다. 이후 에이즈와 동성애를 연결 짓는 편견이 생기게 됐다.

물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동성 간 성접촉을 통한 감염 비율이 이성 간 성접촉보다 높을 수 있다는 경향이 있다. 조사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동성 성접촉에서 HIV 감염 건수가 이성 성접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2019년 동성 성접촉으로 인한 감염 건수가 442건으로 이성(379건)보다 많았고, 2023년에도 동성(306건) 감염 건수가 이성(258건)보다 높았다.

그러나 이는 동성애자들만 HIV에 감염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HIV는 이성애자도 성적 접촉을 통해 감염될 수 있으며, 동성애자들만 감염되는 질병이 아니다.

아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콘돔 사용하면 HIV·에이즈로부터 100% 안전하다?

피임기구인 콘돔은 HIV 등 성병 전파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콘돔을 올바르게 사용하면 HIV 감염 위험을 98% 이상 낮출 수 있다.

다만 콘돔 사용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실수로 인해 콘돔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100% 예방되는 것은 아니다. 유효기간이 지난 제품을 사용하거나 윤활제가 부족할 경우 찢어지는 등 사용 중 파손되면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콘돔의 사용법을 정확히 이해하고 제품의 상태를 점검한 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콘돔 사용에만 의지하면 안 된다. 정기적인 성병 검사, 백신 접종 등 성병 예방을 위한 추가적인 방법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주경제=전기연 기자 kiyeoun01@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