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대학생이 파키스탄을 방문했다가 열대성 전염병인 뎅기열에 감염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주요 국내 뎅기열 유입국인 필리핀 등에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백신 및 치료제가 없어 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과 방문객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뎅기열이란
뎅기열이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으로 생기며, 고열을 동반하는 급성 질환이다. 뎅기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가 사람을 물면 전파되고 주로 아시아, 남태평양 지역,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의 열대지방과 아열대지방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고열, 심한 두통, 근육통, 관절통,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발열은 3~5일간 지속되며 초기에 신체 전반에 붉은 반점이 나타날 수 있다. 대개 1주일 정도 지나면 증상이 호전되지만, 병을 방치해 뎅기 쇼크 증후군이 발생하면 장에서 출혈이 일어나면서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 국내 환자 10월말 기준 170명
지난달 3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주요 뎅기열 유입국인 필리핀에서는 지난달 4일 기준 누적 26만9947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702명이 사망했다. 이는 2010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숫자이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기후 변화와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모기 매개 질병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인도네시아 전역에서는 약 4만3200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고 404명이 사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감염자는 2.5배, 사망자는 약 3배로 늘어났다.
지난 7월에는 비유행 국가였던 이란과 프랑스 등에서 지역감염이 처음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발생 환자도 전년 같은 시기 대비 증가했다. 대부분은 유행 국가에서 매개 모기에게 물려 감염된 후 입국했다. 올해는 지난 달 26일 기준 총 170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지난해 동기 146명보다 16.4% 늘었다.
유입 국가별로 보면 인도네시아 유입 환자가 64명(37.6%)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필리핀이 44명(25.9%)이었다. 태국은 22명(12.9%), 베트남과 말레이시아가 각각 8명(4.7%)이었다. 인도네시아 유입 환자는 지난 2022년 8명에서 올해 64명으로 8배, 필리핀은 9명에서 44명으로 5배가 됐다.
국내 뎅기열 환자 수는 코로나19를 거치며 크게 줄었다가 다시 느는 추세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273명, 2020년 43명, 2021년 3명, 2022년 103명, 지난해 206명이다.
◇ 뎅기열 검사방법
질병관리청은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여행 전 질병관리청 누리집 등에서 방문 국가의 감염병 발생 정보를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또 모기 물림을 줄이기 위해 붉은색 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에 따르면 모기는 파장이 긴 510~660나노미터의 붉은색과 주황색 계통을 선호하고 녹색, 파란색, 보라색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날숨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로 인해 모기의 눈이 긴 파장을 선호하게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때문에 모기 물림을 예방하기 위해 흰색과 같은 밝은 색의 긴 소매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아울러 땀이 났을때는 자주 씻어줘야 한다. 모기는 후각기관이 발달해 땀, 암모니아 등의 냄새를 잘 감지한다. 땀이 많거나 젖산이나 혈중 지질 농도 등이 높아 독특한 체취가 나는 사람의 경우에는 모기 물릴 확률이 높아진다. 음주 후에는 알코올 분해 대사 작용 중 발생하는 요산, 암모니아 등으로 땀 냄새가 짙어질 수 있다.
피부가 노출된 곳에 모기 기피제를 뿌려주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사용법과 주의사항 등을 사전에 잘 숙지해 안전사고를 막아야한다. 상처를 입은 부위나 햇볕에 많이 그을린 피부일 경우에도 조직이 손상돼 있을 수 있어 사용을 삼가해야 한다.
아주경제=정세희 기자 ssss30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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