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제47대 대통령에 재선된 것과 관련된 뉴스를 보고 있다. 2024.11.7. 정지윤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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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됨에 따라 정부도 대응 방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정부는 금융·외환 시장은 물론, 통상과 산업정책 전반에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분야별로 논의 기구를 가동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7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화당 후보 당선에 따른 향후 대응 방안 논의했다.
최 부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강조해 온 정책 기조가 현실화할 경우 경제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범정부 컨트롤타워로 정해 빈틈없이 대응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금융·외환시장, 통상, 산업 등 외부로부터 영향이 큰 3대 분야는 각각 별도 회의체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외환시장 분야는 거시경제금융회의, 통상분야는 글로벌 통상전략회의, 산업 분야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2기 집권 시 수입 관세 등을 적용해 한국 경제에 불확실성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바이든 정부 때와 똑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미 리스크 헤징(위험 회피·적정 배분)을 위한 준비는 오래됐다”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정책으로 이어진다면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가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적 관세, 비우호적 이민자 정책 등 일련의 공약들이 인플레이션 가속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 확정 이후 가뜩이나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경우 한국은행 역시 금리를 빠르게 내리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급격한 통상 환경변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뿐 아니라 동맹국에 대해서도 관세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최근 대미 수출 의존도가 빠르게 올라가는 만큼 자동차 등 수출 기업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업계의 목소리를 들으며 대응전략을 구체화하고, 우리 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생산 인센티브 축소 등 산업정책 변화 대응도 당면한 과제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자립 강화, 인플레이션 완화 등을 목적으로 한 IRA에 대해 ‘녹색사기’라고 비난하면서 폐기를 공언하기도 했다. 현행법의 개정·폐기는 의회의 권한인 만큼 IRA 전면 폐지는 어려울 수 있더라도 청정에너지 투자세액공제(ITC)와 생산세액공제(PTC) 등 세액공제 대상이나 공제 규모가 조정될 수 있어 국내 태양광·풍력·배터리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고조될 수 있다.
정부는 기업이 사업 모델 전환을 추진하면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뒷받침하겠다고 했지만, 막대한 규모의 투자가 이미 진행된 만큼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간경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이제는 경제 안보, 공급망 안정화 등을 언급하는 것은 한가한 소리가 됐다”며 “트럼프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대중 견제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일자리 창출 등 미국에 얼마나 이익이 될 수 있는지를 적극적으로 내세워야 하는지가 관건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미국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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