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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 3년 재계약 왜 안 돼?…토트넘 잔류, 연봉 아닌 계약기간이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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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와 3년 재계약을 맺지 못할 이유는 없다.

비록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이 때문에 연봉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 수 있지만, 이제 선수 커리어 황혼기를 바라보는 손흥민에게 연봉보다 중요한 건 계약 기간이다. 토트넘의 살아있는 전설인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마친다면 이보다 더 로맨틱한 마무리는 없을 것이다.

손흥민의 거취 문제는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토트넘 팬들 사이에서 가장 큰 화두였다. 2024-25시즌이 지난 2021년 토트넘과 4년 재계약을 맺은 손흥민의 계약 기간이 마지막 해에 접어드는 시즌이기 때문이었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35경기에 출전해 17골 10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에이스로 활약하는 등 30대에 접어든 이후에도 여전한 기량을 보여줬고, 이번 시즌에도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로 활약할 게 유력했기에 손흥민이 무난하게 새로운 계약서에 서명할 거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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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손흥민의 나이 때문에 토트넘이 손흥민과 재계약을 꺼려할 거라는 예상도 있었다. 손흥민이 당장 이적하지 않더라도 계약 기간이 끝나 자유계약(FA) 신분으로 토트넘을 떠나거나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도 있다는 예상 역시 충분히 가능했다.

손흥민은 남은 계약 기간과 관계없이 지금까지 그랬듯 이번 시즌에도 팀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전했지만 팬들의 관심은 온통 손흥민의 재계약 여부에 쏠려 있었다. 손흥민이 아닌 토트넘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토트넘 구단에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요구하는 팬들도 꽤 존재했다.

2024-25시즌이 시작되고 두 달이 지나도록 토트넘이 연장 옵션을 발동한다는 소식이나 손흥민과 재계약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들리지 않으면서 손흥민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을 떠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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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손흥민은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구단과 재계약과 관련해 나눈 이야기가 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아직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았다"고 못을 박았다.

토트넘의 선택은 재계약이 아닌 연장 옵션 발동이었다. 2021년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을 당시 손흥민의 계약 조건에 포함시킨 1년 연장 옵션을 발동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최근 영국의 유력지 '텔레그래프'가 해당 내용을 단독 보도하면서 알려진 내용이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4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에 포함된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해 이번 시즌 이후에도 그가 토트넘에 계속 머물도록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토트넘과 손흥민은 2021년에 재계약을 맺었으며, 계약 기간은 7개월 뒤 만료된다. 구단 측은 해당 계약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시켰다는 사실을 알리기만 하면 된다. 우리는 토트넘이 그렇게 할 의도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 이상 뛰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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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이 끝나면 33세가 되는 손흥민의 나이를 고려해 선수의 몸 상태나 경기력 저하 여부를 두고 재계약을 맺어도 되는 수준인지 판단한 뒤 재계약을 할 것인지 생각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이번 시즌 부상을 당한 와중에도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손흥민이 다음 시즌까지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토트넘과 재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과거 토트넘에서 수문장으로 활약했던 폴 로빈슨도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을 연장하기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면서 "지난 시즌 해리 케인이 떠난 이후 토트넘에 좋은 공격수가 없었던 상황에서 이번 시즌 도미니크 솔란케가 합류하기 전까지 손흥민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손흥민의 계약 기간이 7개월 남았지만, 우리가 계속해서 재계약을 두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걸 받아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손흥민의 계약이 1년만 늘어난다면 놀라울 것"이라며 "아무 소식도 없다는 건 1년이 이미 연장되는 이야기고, 더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조용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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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은 또 "손흥민이 토트넘과 2~3년 계약을 연장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면서 손흥민이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토트넘과 2년 이상의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을 거라고 내다봤다. 최근 유럽 각지 빅클럽들이 30대 중반 선수들에게 1년 계약만을 제시한다는 걸 생각하면 꽤나 과감한 관측이다.

결국 쟁점은 손흥민의 계약기간인 것이다.

다만 손흥민이 토트넘과 2년 이상 재계약을 맺는다고 하더라도 토트넘이 손흥민을 기용하려면 어느 정도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손흥민은 커리어 전체를 통틀어서 큰 부상이 거의 없는 철강왕 유형의 선수였지만, 33세를 앞두고 있는 이번 시즌 들어서는 눈에 띄게 부상이 잦아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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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가라바흐FK(아제르바이잔)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게 좀처럼 낫지 않았다는 점에서 손흥민의 신체 능력이 이전에 비해 떨어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손흥민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뒤 완전히 회복하는데 실패,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거나 출전하더라도 비교적 이른 시간 교체됐다.

토트넘 출신이기도 한 레알 마드리드의 루카 모드리치가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모드리치는 30대가 된 이후에도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유지한 덕에 30대 후반이 된 지금까지 단기 계약을 여러 차례 맺으면서 세계 최고의 클럽인 레알 마드리드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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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체력이 이전 같지 않아서 경기를 많이 소화하지는 못하지만, 모드리치는 현재 레알 마드리드에서 교체 자원이자 선수단의 멘탈을 관리해주는 훌륭한 베테랑 포지션으로 남아 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모드리치처럼 남아 있으려면 토트넘의 선택이 필요하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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