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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보험사 카드납 줄다리기에…보험설계사 업무 '과중'·소비자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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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매월 결제해야하지만 실상 설계사 매달 '전화'

업계 "카드 한도초과 분실 등 우려에 심사숙고 검토"

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보험료 카드납부를 두고 카드사와 보험사 간 줄다리기가 1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불편은 물론 보험 설계사까지 업무 과중으로 속앓이를 앓고 있다. 형식적으로 카드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지만 계속 보험료는 자동이체는 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아 실상 설계사, 총무, 지점장이 가입자 수십명에게 전화를 돌려 결제를 요청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손보사 중에서 계속 보험료 카드납 자동결제가 가능한 손보사는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농협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AIG손해보험, 라이나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이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은 계속보험료 카드 자동결제가 되지 않고 있다. 카드납부 도 신청 후 바로 되지 않는다. 고객이 청약 후 콜센터를 통해 따로 신청을 하거나 지점을 내방해야 한다.

생보사들은 종신보험은 카드납을 거의 받고 있지 않으며 보장성 상품 일부에 한해 받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카드만 가능하며 교보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등 대형사는 카드납을 받고 있지 않으며 푸본현대생명, 처브라이프, 동양생명 명, 농협생명, 라이나생명 등은 카드납을 받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 카드납으로 보험료를 납부하려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험 설계사 입장에서는 고객이 카드납을 하게 될 경우 보험료를 깜박 하는 경우가 많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점장까지 전화 북새통…연락 불통에 고객 계약 실효되기도
카드납부를 고객이 일일히 신경쓰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보니 보험 설계사들은 월 말마다 겨자먹기로 월 말 마다 고객에게 보험료 납부 알림 전화를 돌리고 있다. 신계약 영업을 위해 설계사들이 사무실에 앉아 전화만 하기 어렵다보니 지점이나 GA 사업단을 관리하는 총무나 지점장 사업단장까지 업무가 몰리는게 다반수다.

한 GA 사업단 대표는 "고객 카드납부를 위해 일일히 연락을 돌려야 해 보험설계사들 업무가 몰려서 과중한 경우가 많다"라며 "매월 말마다 설계사 1명이 연락을 하지 못하는 고객은 총무나 본부장, 지점장까지 나서서 연락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GA업계에서는 보험료 결제 관리는 원수보험사 회원 관리 영역이지만 원수사들이 수수료 부담으로 고객 카드납을 의도적으로 하지 않게 하고자 불편함을 만들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카드로 보험료 결제가 발생하게 되면 보험사는 2%대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A사 GA업계 관계자는 "설계사는 원수사 상품 판매 대행이 주 업무이고 보험료 계속 결제 등은 보험사에서 관리해야하는 일인데 원수사에서 카드결제 시 수수료 부담으로 안하게 하려고 프로세스를 복잡하게 만들어놓은 것"이라며 "설계사들은 보험료가 계속 결제가 되지 않으면 수수료가 안나오는 문제가 있어 울며 겨자먹기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설계사들이 고객과 연락을 닿지 않거나 카드 한도 초과, 카드 분실 등으로 실효가 되는 경우도 있다. 실효가 된 이후에 고객이 설계사 때문에 실효됐다며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B사 GA업계 관계자는 "고객에게 아무리 연락을 해도 받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계속 연락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실효가 날 수 밖에 없다"라며 "고객이 연락을 받지 않았지만 실효가 된 이후에 민원을 제기해 설계사에게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드납을 하는 고객 관리 부담이 크다보니 설계사 이직으로 담당자가 없어진 고객 계약은 받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다.

C사 GA업계 관계자는 "설계사는 직업 특성상 이직이 잦아 이직한 설계사 보유 계약 중 카드납부로 되어 있는 고객들은 다른 설계사들이 받으려 하지 않는다"라며 "지점장까지 넘어와서 관리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GA업계에서는 원수사와 관계에서 을이다보니 카드결제 자동이체 개선을 요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D사 GA업계 관계자는 "일개 한 지역 GA는 갑을 관계에서 을이므로 대형 보험사에 해당 부분 시정을 요구하기는 어렵다"라며 "해결이 되지 않은 채 몇년 동안 설계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형사 카드 수수료 부담 영향…"카드납부 부작용 다수"
보험사에서는 카드 수수료 부담도 있지만 카드로 계속보험료를 납부할 경우 부작용이 커 도입을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드 분실이나 한도 초과됐을 때 보험료가 결제되지 않는 문제점 또는 계약을 해지했음에도 카드 자동이체로 결제가 발생할 수 있어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카드납부 자동이체를 하게 될 경우 카드 한도 초과나 카드 분실 시 보험료 결제가 되지 않아 관리하기 어렵게 돼 부작용이 많아 자동이체는 하지 않고 있다"라며 "고객이 카드납부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앱으로도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보험 설계사에게 보험료 유지 명목으로 수수료를 주고 있어 보험 설계사가 보험료 결제를 관리하는 건 업무 범위에 포함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원수사에서는 보험 설계사에게 보험료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유지 수급 수수료를 주고 있다"라며 "보험 설계사도 보험료 계속 결제 관리 의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대형사 일수록 카드납부 시 수수료 부담이 커져 카드납을 지양할 수 밖에 없다.

가입자가 카드로 납부하면 보험회사는 2%대 가맹점 수수료를 카드사에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수수료가 늘어나면 사업비가 커질 수 밖에 없다. 회원수가 많은 대형 손보사, 대형 생보사는 기존 계속보험료 수수료 부담까지 더해지면 천문학적인 수수료를 부담할 수 밖에 없다. 월 보험료가 큰 생보사 종신보험을 카드납부가 대부분 불가하다.

보험업계는 수수료를 1% 수준으로 떨어뜨려야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금융위원회 카드수수료 원가인 적격비용에 따라 가맹점 수수료율이 책정돼 1%대로 떨어뜨릴 수는 없다.

소비자 편의를 위해 보험료 카드납부를 의무화하는 보험업법 개정안도 발의됐지만 계속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 6월에도 이정문 의원이 카드납부를 의무화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계류 상태다.

F사 GA업계 관계자는 "카드납부를 원하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카드납을 하지 않도록 하는게 맞다"라며 "보험사에서 설계사들에게 카드납 관리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월 자동납부 시행이 어떤 점에서 소비자 편의에 좋을지 도입을 매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하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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