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31일까지, 전남 고흥 분청문화박물관
채색화 29점·드로잉 23점 등 160여점
-박경리 선생의 친필 편지 내용 中
천경자, '탱고가 흐르는 황혼, 1978 [사진제공 = 고흥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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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1924∼2015) 화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찬란한 전설, 천경자'가 그의 고향 전남 고흥에서 개최된다.
천 화백의 탄생일인 11일 개막한 이 전시는 다음 달 31일까지, 고흥분청문화박물관과 고흥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꽃과 여성으로 승화한 작가의 작품세계 속 그동안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 등을 비롯해 채색화 29점, 드로잉 23점, 아카이브 등 총 160여 점을 전시한다.
120호 크기 '제주도 풍경'은 1956년 국전에 출품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으로, 이후 수십년간 대중 앞에 공개된 적이 없는 천 화백의 낯선 그림이다. 당시 신문에 실린 국전평에 이봉상 화가는 천경자 화백을 ‘칼라리스트’라 부르며 ‘도전하는 제작정신’을 보여주는 이 그림을 그 해 ‘국전의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꼽았다.
1970년 귀국전에서 첫선을 보인 유화 '누드'는 작가가 프랑스 파리에 머물던 1969년∼1970년 봄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귀국전 이후 반세기 넘게 한 번도 외부에 전시되지 않아 눈길을 끈다.
천경자, '길례언니Ⅱ'(1982). [사진제공 = 고흥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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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기획한 천 화백의 둘째 딸 수미타 김(본명 김정희·70)은 "어머니 작품이 기증된 서울시립미술관에 대표작이 많은데, 이번 전시에 한 점도 반출이 안 돼 아쉽지만,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됐다"며 "그 때문에 특이한 소장품들을 발굴하는 동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금세 울음이 터질 것만 같은 순결한 눈망울, 뾰로통한 처녀 특유의 표정"으로, 노란 원피스에 하얀 챙 모자를 쓴 ‘길례언니Ⅱ’(1982)는 작가를 대표하는 이상적 여성상으로 언급돼 온 인물화다. 초등학생(고흥보통학교) 시절, 축제에서 본 한 선배의 모습을 모티브로 창작한 인물인 길례언니는 오직 작가의 작품 속에서만 살아 숨 쉬는 영원한 아름다움의 표상으로 남아있다.
이번 전시에는 천 화백과 각별한 사이였던 '토지'의 박경리 작가를 비롯해 지인들과 주고받았던 편지들, 자서전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의 삽화 '유리상자 안의 뱀' 등 각종 다양한 드로잉과 채색화, 아카이브를 여러 경로로 수집해 관객에게 선보인다.
생전 천경자 화백의 모습. [사진제공 = 고흥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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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는 전남 고흥군 고흥읍 서문리에서 태어나 고흥공립보통학교를 나와 광주로 유학,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일본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현 동경여자미술대학)에서 공부하던 중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외할아버지를 그린 '조부'와 외할머니를 그린 '노부'가 연달아 입선하며 본격적인 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번 특별전 기간 중 고흥아트센터에서는 공모로 선정된 청년 작가 82명이 천경자를 기리며 각자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작품을 함께 전시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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