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내수 부진에 일자리가 코로나19 때 수준으로 악화됐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작년 10월과 비교해 8만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 아래로 떨어진 건 6월 이후 넉 달 만에 처음이다. 반면 실업자는 5만1000명 늘었다. 10월 기준으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일자리 문제는 청년층에 집중됐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5.5%로 전년 동월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20대 실업자는 1만1000명 늘었는데 5월 이후 줄어들다가 10월에 증가세로 방향이 바뀌었다. 통계상 실업자는 그나마 구직 의사가 있는 경제활동인구에 들어간다. 더 큰 문제는 취업도 실업도 아닌 그냥 쉬는 청년이다.
지난달 '쉬었음' 청년은 41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2000명(1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기준으로 볼 때 코로나19 위기였던 2020년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다.
고용 악화는 내수 침체 탓이 크다. 내수와 직결되는 도소매업과 건설업에서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4만8000명, 9만3000명 급감했다.
도소매업 취업자 감소폭은 2021년 7월 이후 3년3개월 만에 가장 컸다. 건설업 취업자 수도 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도소매업 취업자는 장기 시계열로 봤을 때 줄어드는 추세"라며 "소매 취업자 감소 여파가 도매까지 확장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취업자도 7월부터 4개월째 감소했는데 그나마 폭이 9월보다 줄었다. 소매판매 부진이 도매는 물론 제조업 일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대목이다. 내수 부진은 자영업 통계로도 확인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7000명 감소했다.
반면 '나 홀로 사장님'으로 불리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만4000명 늘었다. 장사는 안되지만 최저임금 수준이 높아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고용을 줄이고 있다는 뜻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용 증가 속도가 조정받는 과정에서 건설업·자영업 부문과 청년 등 고용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민간소비 여건 개선과 기저 효과 등을 감안하면 11~12월에는 10월에 비해 고용 증가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투자대책이나 취약층 맞춤대책 등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금리가 버티고 재정긴축이 계속되는 한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는 평가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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