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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원화가치, 외환위기 수준으로”...달러당 1450원 전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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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평균 원화값
1998년 환란 이후 최저
원화약세가 연말 물가 변수


매일경제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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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레이드’ 영향에 유독 원화값이 직격탄을 맞으며 연일 1400원을 밑돌고 있다. 1400원대를 밑도는 원화값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2022년 레고사태 당시 수준으로 금융시장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달중 145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면서 성장과 물가 등 한국 경제 전반을 짓누를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연 저점인 1410.0원에 개장한 후 내내 약세를 보이다가 전일 대비 3.1원 내린 1406.6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30분 기준)를 마쳤다. 최근 사흘간 원화값은 주간 장 종료 후 새벽 2시까지 야간 시장에서 변동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외환 거래시간이 연장된 후 최근과 같은 급격한 변화는 처음이다.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은행들도 속속 원화값에 대한 눈높이늘 낮춰잡고 있다. 지난달에 비해 20~60원 낮아졌다. 하나은행은 이번달 원화값이 145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봤고, 신한은행은 1430원선에서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분석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1420원을 예측했다. 지난달 원화값 하단이 1400원선이었다는데 비춰보면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펼 정책이 앞으로 미칠 영향이 시장의 심리를 지배하고 있다”며 “관세 확대와 법인세 인하 공약에 따른 강달러 현상 전망이 워낙 강한데 연말까지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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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급락의 영향으로 올 평균 원화값은 1355.1원으로 1998년 외환위기(1398.9원) 이후 역대 두번째로 낮았다. 금융위기 파고가 몰아쳤던 2009년(1276.4원)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1~9월까지만 해도 원화 절하율은 2.3%에 그쳤지만 트럼프 대선 승리 가능성이 부각된 지난달 이후 7.2%로 낙폭이 커졌다.

원화값 낙폭 확대로 외국인 자본 유출이 더 심해지고 수입물가는 오르며 교역 조건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는 전월 대비 2.2% 상승했다. 최근 6개월 사이 가장 큰 상승폭이다.

수입물가는 지난 8월 3.5%, 9월 2.6% 하락하며 최근 물가 안정에 기여했지만 석달만에 반등했다. 광산품(4.4%)과 석탄·석유제품(4.1%) 등 원자재와 중간재 값이 많은 오른 여파다. 오는 28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낮추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수입물가 상승에 중간재 값이 오르며 내수 타격이 예상된다”며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자본시장에서 외국인 이탈 현상 역시 두드러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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