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물가와 GDP

1달러=1406.6원…수입물가도 6개월만에 최대 급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더 세진 ‘트럼프 트레이드’에 미국 달러가 질주하며, 원화가치가 연일 추락하고 있다. 13일 원화가치는 장중 1411원 선까지 밀려났다.

중앙일보

김영희 디자이너


원화값이 맥을 못 추는 건 우선 글로벌 자금이 트럼프 집권 시 수혜가 예상되는 미국 달러 자산에 몰리고 있어서다. 더욱이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는 ‘레드 스위프’가 점차 현실화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고관세’에 대한 시장의 공포는 수퍼달러(달러 강세)를 부채질한다.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2일(현지시간) 전날보다 0.9% 오른 106.02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가 106선을 뚫은 것은 지난 6월 26일(106.05) 이후 넉 달여 만이다. 수퍼달러 독주를 막아설 통화가 없다는 점도 원화가치 하락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한국시간으로 13일 오후 5시 유로존 공동 통화인 유로화는 1유로당 1.06달러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가장 낮다. 아시아 통화 가운데 동조화 경향이 강한 위안화도 이틀 연속 심리적 저항선으로 꼽는 ‘1달러당 7.2위안’을 뚫고 하락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럽과 중국 경제의 부진으로 현재 미국의 달러 독주를 대항할 통화가 없다는 점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2년 만에 '1달러당 1400원' 원화값 휘청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은행]


트럼프 재집권이 확정된 후 한국 시장을 떠나는 외국인 투자자가 늘었다는 점도 원화 약세를 부추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13일까지 한국 증시(코스피+코스닥)에서 1조5000억원 상당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상당수 전문가가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원화값이 달러당 1400원 중반대까지 밀려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트레이드에 미국 달러 가치만 오르고, 유로와 엔 등 주요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며 “당분간 원화값이 1300원대로 회복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김영옥 기자


고환율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불씨를 되살릴 수 있다. 지난달 수입물가 상승률(전달 대비)도 원화 약세와 국제유가 오름세에 6개월 만에 가장 높게 뛰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는 137.61로 9월(134.67)보다 2.2% 상승했다. 지난 4월(3.8%) 이후 가장 높게 오른 것은 원화 약세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평균 달러당 원화값은 1361원으로 9월(1334.82원)보다 2% 하락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달러는 수입물가를 올리고, (원재료를 수입해 재가공해 파는) 생산자물가에 영향을 준다”며 “결과적으로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소비자는 (물가 부담에) 소비가 줄면서 내수시장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