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비율 상향 위한 현물출자 유도…국토부 “사업비 절감 효과 기대”
시공사 책임준공 부담 축소·‘한국형 디벨로퍼’ 육성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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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체질 개선에 나선다. 선진국 수준의 자기자본 확충 기반을 마련하고, PF대출 사업성 평가를 강화한다. 자기자본비율을 높여 안정성을 높여 금융시장 변동성 위험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장기적으로는 ‘한국형 디벨로퍼’ 육성을 위한 관련 정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14일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PF 안정성을 높이고 주택 공급은 활성화하기 위한 ‘부동산 PF 제도 개선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현행 PF 시장 구조는 자기자본 비율이 5% 미만인 시행사가 건설사나 신탁사의 보증을 받아 토지매입부터 고금리 대출을 받아 진행하는 구조로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 반면 미국이나 일본의 PF는 자기자본비율이 30% 이상으로 높다.
이에 국내 PF 시장의 자기자본 확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현물출자를 통한 사업구조를 마련한다. 먼저 정부는 PF 자기자본비율 상향을 위해 고금리 대출을 통한 토지 매입 대신 토지주가 토지와 건물을 현물 출자(주주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PF사업(리츠)에 현물 출자하면 출자자의 이익 실현 시점을 고려해 양도차익 과세와 납부 이연을 적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자본 확충 지원을 위한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된다. 특히, 자기자본 비율이 높아 보증 리스크가 적은 사업장에 대해선 PF 보증료를 할인한다. 이번 대책을 통해 정부는 국내 PF 자기자본비율을 20~40% 수준으로 상향하고 사업비 절감과 사업 안정성 제고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유휴토지 현물출자가 활성화되면 토지 매입을 위한 대출 규모가 줄어 사업비 절감과 그에 따른 분양가 인하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PF 자기자본비율 확충과 함께 PF 시장 질서 확립도 추진한다. 현재 PF 대출 때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성 평가를 강화해 위험을 줄인다. 앞으로는 시행사와 시공사의 담보나 신용보다는 PF사업의 사업성과 안정성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뒤 대출하도록 개선한다.
PF 시장의 불합리한 관행도 대폭 개선한다. 책임준공 제도 합리화를 통해 시공사의 보증 부담을 축소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책임준공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개선안을 내년 1분기까지 마련한다. 이 밖에 PF 사업 정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PF 통합정보시스템’ 시스템도 구축한다.
장기적으로는 ‘한국형 디벨로퍼’도 육성한다. 안정적인 자본력을 갖춘 리츠가 우수한 공공택지를 먼저 개발할 수 있도록 해 주택 공급의 안정성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기존 분양에서 개발과 운영 중심의 부동산 생산 구조 선진화를 꾀한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사업자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면 사업 진입 요건 자체가 까다로워져 전체적인 공급량이 줄어들 수 있다”며 “민간의 부실을 줄이는 대신 공급이 줄면 그만큼 공공분야에서 더 많은 주택 공급을 담당해야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디벨로퍼 자본 확충 지원을 위한 도시규제 특례 마련 등 이번 대책의 추진 과제 대부분 법을 개정해야 하는 상황이라 부동산 PF 선진화 효과는 2025년보다 2026년 이후 현실화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투데이/정용욱 기자 (drag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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