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서울 가산동 한진 남서울종합물류터미널 기술 시연회에 참석한 조현민 한진 사장 <사진=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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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 가산동 한진 남서울종합물류센터에서 떠오른 2대의 드론. 새로 개발한 재고 조사용 카메라가 탑재된 이 드론은 초속 30㎝로 창고를 누비며 100여개의 박스를 단 3분 만에 스캔했다. 지게차로 박스를 내려 사람이 수작업으로 바코드를 찍으면 1시간씩 걸리던 작업이다.

한진이 드론과 스마트 안경(스마트 글라스)를 활용한 최신 스마트 물류 기술을 공개했다. CJ대한통운, 쿠팡과의 경쟁에서 ‘물류테크’ 강화로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공개된 한진의 물류테크는 크게 △드론 △스마트 글라스 2개로 나뉜다. 드론은 기존 수작업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센터 내부의 물류를 한눈에 관리할 수 있다. 임재국 한진 DT 전략실장은 “기존엔 50개의 팔레트 재고를 조사할 때 115분이 걸렸는데 드론으로 5분 만에 마무리할 수 있다”며 “상차 시간도 줄이고, 택배기사의 업무 강도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글라스는 작업자가 안경처럼 얼굴에 쓰면 제품을 찾고 포장해서 배송하기까지 모든 과정에 적용된다. 손으로 단말기나 휴대폰을 쓸 필요 없이 음성으로 인식한다. 스마트 글라스를 쓰면 시야에 작업용 화면이 뜬다. 이곳에 제품 바코드를 찍은 뒤 “수량 입력” “15시 배송” 등을 말하면 작업 내용을 저장하거나 소비자에게 메시지로 보낼 수 있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바코드 인식용 단말기와 휴대폰을 들고 물류나 택배상자를 함께 운반해야 해 업무 부담이 과중했다. 스마트 글라스는 작업자의 양손을 자유롭게 해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지난 13일 서울 가산동 한진 남서울종합물류터미널 기술 시연회에 참석한 조현민 한진 사장 <사진=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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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글라스를 활용해 택배 운송장에서 개인정보도 제거할 수 있다. 기존 운송장은 이름, 전화번호, 주소 등이 표시돼 있었지만, 새로 도입하는 보안 운송장은 모든 정보가 바코드에 담긴다. 스마트 글라스를 쓴 작업자만 개인정보를 볼 수 있다. 한진 관계자는 “물류 산업의 자동화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발판”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은 드론과 스마트 글라스를 일부 사업장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내년 초까지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현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조현민 한진 사장은 “기술은 국경이 없는 만큼, 미국에서도 드론을 사용한 재고관리 영업을 시작했다”며 “미국 로스엔젤레스(LA)뿐 아니라 뉴욕에서도 기술 적용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진의 이 같은 스마트 물류 개발은 CJ대한통운·쿠팡 등 ‘물류 공룡’을 넘어서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자구책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택배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CJ대한통운이 점유율 33.6%,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24.1%를 차지하고 있다. 한진은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함께 10% 내외에 그친다.

단기간에 물류 점유율을 높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업무를 자동화해 소요 시간을 줄이고, 전반의 효율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지난 13일 서울 가산동 한진 남서울종합물류터미널 기술 시연회에 참석한 조현민 한진 사장(오른쪽) <사진=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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