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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버 바글대던 강남역 무슨 일…곳곳 "임대문의", 클럽 싹 사라졌다[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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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 "저렴한 헌팅 포차·룸 술집 인기"…부동산업자들 "싸게 내놓으면 가치 하락, 공실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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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5시20분 서울 서초구 클럽 'A'가 있었던 자리. 이달 초 클럽 'A'가 영업을 종료하면서 공실인 상태다. 전면 스크린에 임대를 문의할 수 있는 전화번호가 띄워져 있다. /사진=김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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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도보로 2분 거리에 위치한 클럽 'A' 출입구. 전면 스크린에 '임대문의 지하 1층'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출입문은 굳게 닫혔고 화려했던 조명도 사라졌다.

강남역 일대를 마지막까지 지킨 클럽 'A'가 최근 폐업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달말 핼러윈데이 주간만 해도 주 3일 영업을 벌이며 막판 분전했지만 끝내 폐업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10년간 유명 클럽 'M', 'L' 등으로 간판을 바꾸며 서울의 '클러버'(Clubber)들을 끌어모으던 200평 규모의 상가 자리는 '공실'로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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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클럽 사라진 자리, 10개월 공실…"강남역 죽은 지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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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10시5분 서울 서초구 클럽 'F'가 있었던 자리. 올해 초 클럽 'F'가 폐업한 이후 지금까지 공실인 상태다. /사진=김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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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클럽 성지'로 불렸던 강남대로와 서초대로 사잇길의 클럽들이 최근 2년새 줄폐업한다. 클럽 'A'에서 약 300m 떨어진 건물 지하에 자리했던 클럽 'F'도 지난 1월 영업을 종료했다.

이 자리는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공실로 남았다.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에 철제 펜스를 설치했고 철제 펜스와 계단 난간 기둥을 케이블타이로 묶어 왕래를 어렵게 했다.

지난 8월쯤 폐업한 클럽 'T' 자리에는 지난달 '드랙퀸' 공연과 DJ 공연이 열리는 공연 클럽이 들어섰다. 드랙퀸이란 옷차림과 행동으로 여성성을 과장되게 연기하는 남성을 가리킨다. 클럽 'T'와 'A' 사이에 있던 또 다른 클럽 'G'가 사라진 자리에도 노래타운 술집이 들어섰다.

지난달 초까지 클럽 'A'에 방문했다는 최모씨(28)는 "공휴일 전날 밤이라 길가에 사람이 바글바글한데도 클럽 앞에서 줄도 서지 않고 입장했다"며 "누군가 큰 돈을 써 술을 시키면 '샴걸'(샴페인을 들고 퍼포먼스를 하는 여종업원을 뜻하는 은어)이 나오는데 그런 모습도 안 보였다. '장사가 안되는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강남역은 죽은 지 오래'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모씨(27)는 "그나마 올해초 클럽 'F'가 있을 때는 사람이 많았는데 'F'가 사라진 뒤로 인근에 다른 클럽에도 가지 않는 분위기"며 "이곳저곳 간 보며 노는 편이라 요즘은 괜찮은 클럽이 모인 신사역으로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남역에 헌팅 포차나 룸 술집같이 저렴하게 남녀를 만나는 공간이 워낙 많지 않나"라며 "클럽에서 테이블을 잡기 위해 내야 하는 돈 액수 자체가 다른데 헌팅 포차 가는 사람이 클럽 가서 돈을 쓸 수 있겠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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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10시쯤 서울 서초구 클럽 'T'가 있었던 자리. 지난 8월에 클럽 'T'가 폐업한 자리에 공연클럽 'S'가 지난 10월 초 문을 열었다. /사진=김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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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지나도 회복 안 돼…공실률 3.96%→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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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9시40분쯤 강남역 11번 출구 앞 건물의 모습. 강남역 상권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강남대로변에 위치하고 있지만 현재 1층과 2층 모두 공실 상태다. /사진=김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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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코로나19(COVID-19) 후유증이 여전하다"고 입을 모았다. 부동산 중개업자 박모씨(68)는 "건물 지하는 물론이고 1층 상가들도 비어 있는 곳이 태반"이라며 "장사가 안 되니까 업주들은 나가는데 그렇다고 싸게 내놓으면 상가 가치가 떨어지니 건물주들은 공실인 채로 둔다"고 말했다.

실제 강남대로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크게 늘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강남대로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10.3%로 지난해 같은 기간(9.95%) 대비 증가했다.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하기 직전인 2019년 4분기(3.96%)보다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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