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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이별을 요구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2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정형)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22)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30년 부착 명령 청구 요청은 기각했다.

김씨는 지난 5월21일 오전 5시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다세대주택에서 자신의 전 여자친구 A씨의 목을 졸라 기절시킨 후 흉기로 11회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피해자와 언쟁을 주고받던 중 화가 나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피해자와 지난 2월쯤 교제를 시작한 사이였다. 이들은 중학교 선후배 사이로, 그는 교제 이후 A씨에게 실시간 위치 공유를 강요하거나 만나는 사람들을 통제하려고 했다. 피해자는 김씨가 자신의 사생활에 과도하게 간섭하자 여러 차례 결별을 요구했다.

사건 발생 약 20일 전, 김씨는 A씨가 재차 헤어짐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며 편의점에서 흉기를 구입했다. 그는 “헤어질 바에는 차라리 죽겠다”며 피해자를 협박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당일 그는 피해자를 살해한 뒤 자신을 찔러 자해했다. 다만 오전 5시쯤 경찰에 ‘살려달라’는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피해자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으며 김씨는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에 검찰은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하고 3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명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여러 차례 결별 요구를 받았음에도 무시하고 괴롭히다가 끝내 피해자를 살해하는 잔혹한 범죄를 일으켰다”고 구형 이유 밝혔다.

재판 과정에서 김씨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흐느끼기도 했다. 김씨 측 변호인 역시 “유족들에게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피해 회복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살아있음에도 보호조치를 하기보다는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며 “자신의 죄를 회피하려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다만 김씨가 상당 시간 지난 뒤 잘못을 반성하고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유족 또한 김씨와 합의해 관대한 처벌을 요청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청구한 전자장치 부착 명령에 대해선 “개인적인 관계에서 발생한 우발적 범행으로 일반인에게 폭력성이 발휘될 것으로 보이지 않고 재범 위험 또한 중간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gpy1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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