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미술의 세계

김수현 등장에 환호성…디즈니+ 쇼케이스, 韓배우 팬미팅 방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내년 韓 오리지널 시리즈 아홉편 소개

디즈니 유명 감독·배우 초청 적극 홍보

亞기자들 1시간 전부터 앞자리 선점 경쟁

열광적 호응·… 'K-콘텐츠' 저력 과시

21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4층 집회장은 행사 1시간 전부터 인파로 북적였다. 중국, 일본,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에서 온 기자들이었다. 앞자리를 선점하려고 문 앞에 긴 줄을 늘어섰다. 무대에 오를 한국 배우들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보고 싶어 했다.

아시아경제

내년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작품을 소개한 배우와 감독들[사진=이종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이날 디즈니+에서 내년에 선보일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인기 배우들을 대거 초청해 전면에 내세웠다. 김수현, 김혜수, 박은빈, 손석구, 류승룡 등이다.

이들을 마주한 앞자리 기자 200여 명(전체 400여 명)의 모습은 흡사 팬클럽 같았다. 휴대폰으로 계속 사진을 찍어대며 환영했다. 특히 상반기에 ‘눈물의 여왕’으로 큰 사랑을 받은 김수현이 등장했을 때는 연신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K-콘텐츠의 저력이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지난해 여실히 실감할 수 있었다. 캐롤 초이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은 “디즈니+에서 인기를 끈 상위 열다섯 작품 가운데 아홉 작품이 한국 시리즈였다”며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스토리텔러들에게 창의적 영감을 주는 나라”라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내년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작품을 소개한 배우와 감독들[사진=이종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내년에도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 유명 감독과 인기 배우들을 포섭해 아홉 편을 선보인다. 김혜수 주연의 ‘트리거’, 류승룡·임수정 주연의 ‘파인’, 박은빈·설경구 주연의 ‘하이퍼 나이프’, 김수현·조보아 주연의 ‘넉오프’, 손석구·김다미 주연의 ‘나이 퍼즐’, 전지현·강동원 주연의 ‘북극성’, 정우성·현빈 주연의 ‘메이드 인 코리아’, 로운·신예은 주연의 ‘탁류’, 지창욱·도경수 주연의 ‘조각도시’ 등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이 가운데 촬영을 마친 다섯 편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가장 먼저 소개한 작품은 ‘트리거.’ 검찰과 경찰도 해결하지 못하는 사건을 끝까지 추적해 진실을 알리는 탐사보도 프로그램 PD들의 이야기다. ‘경이로운 소문’ 시리즈를 연출한 유선동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공개된 영상에서 김혜수와 정성일, 주종혁은 무거운 사건을 다루면서도 간간이 코믹한 얼굴을 보여줬다. 탐사보도 팀장인 오소룡을 연기한 김혜수는 “직업적 사명감이 투철하고 ‘똘끼’로 가득한 배역을 맡았다”며 “심각한 범죄 사건을 다루나 재치 있고 유쾌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는 이야기는 자칫하면 피상적으로 그려질 수 있는데, 저희 작품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경제

내년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작품을 소개한 배우와 감독들[사진=이종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회성이 부족한 후배 PD를 그린 정성일은 “집요하게 사실을 쫓는 전문적인 모습도 있지만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자유로운 영혼”이라며 “굉장히 재미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류승룡과 양세종, 임수정은 ‘파인’을 소개했다. 신안 앞바다에서 보물섬이 발견되자 악당들이 보물을 도굴하려 모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미 ‘카지노’로 디즈니+와 인연을 맺은 강윤성 감독이 연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배역들은 하나같이 강한 개성을 뽐냈다. 몇몇 장면은 복고풍의 미술이 더해져 류승완 감독의 영화 ‘밀수’를 연상케 했다. 류승룡은 조카 오희동(양세종)과 함께 바닷속에 묻힌 보물선을 이용해 큰돈을 벌려는 오관석을 연기했다. 그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을 정도로 특별한 신안 갯벌에서 직접 촬영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전반적인 분위기에 대해선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해 고전 영화인 ‘스카페이스’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왼쪽부터 '파인'에 출연한 배우 양세종, 임수정, 류승룡과 강윤석 감독[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의 원작은 ‘미생’, ‘내부자들’의 윤태호 작가가 그린 동명 만화다. 강 감독은 “원작의 장점과 이야기의 힘을 최대한 그대로 가져오면서 빈틈을 메우고자 애썼다”고 밝혔다. 이어 “바다에 들어가서 도굴하는 과정을 촬영해 고생이 많았지만 그만큼 신선한 재미를 전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박은빈과 설경구는 ‘하이퍼 나이프’를 알렸다. 과거 촉망받던 천재 의사 세옥(박은빈)과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덕희(설경구)가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베일이 살짝 벗겨진 실체는 이날 재생된 영상 가운데 가장 강렬했다. 특히 박은빈의 시시각각 변하는 얼굴이 익스트림 클로즈업샷(인물의 특정 일부를 극단적으로 가깝게 촬영하는 샷)으로 자주 나타나 높은 긴장을 전했다.

그는 “대본을 읽었을 때 심리가 굉장히 궁금했던 배역”이라며 “최대한 감각을 깨워놓은 상태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스승과 제자 사이가 굉장히 기이하게 느껴졌다”며 “두 캐릭터가 겪는 심리적 변화를 시청자도 함께 체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왼쪽부터 '하이퍼 나이트'를 연출한 김정현 감독, 주연한 박은빈과 설경구[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은빈과 애증 관계를 표현한 설경구는 “그 어느 드라마에서도 보지 못했던 사제지간을 보게 될 것”이라며 “스승을 대하는 제자의 모습이 많은 분이 보시기에 충격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서슴없다”고 부연했다. 연출한 김정현 감독은 “두 배우가 강렬한 연기 변신을 보여준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수현은 조보아와 함께 ‘넉오프’를 소개했다. 1997년 외환위기 사태로 인해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뀐 한 남자가 세계적인 짝퉁 시장의 제왕이 되어가는 이야기다. 김수현은 비상한 두뇌와 임기응변, 강렬한 욕망으로 짝퉁 판매에 뛰어드는 김성준을 그렸다. 공개된 영상에서 능글맞은 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평범한 회사원이 장사꾼이 됐다가 ‘짝퉁 왕’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잘 표현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매력적인 캐릭터가 여러 명 나오는데 제각각의 생존 방식을 갖고 있다”며 “특히 김성준이 수많은 위기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하는지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왼쪽부터 '넉오프'에 출연한 배우 김수현, 조보아와 박현석 감독[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조보아는 “짝퉁 시장이라는 소재가 흥미롭게 다가왔다”며 “시대적인 배경이 1990년대에서 2000년대를 아우르는 만큼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손석구와 김다미는 마지막으로 등장해 ‘나인 퍼즐’을 알렸다. 10년 전 발생한 미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현직 프로파일러인 이나(김다미)와 그를 용의자로 의심하는 형사 한샘(손석구)이 연쇄 살인 사건을 맞닥뜨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공작’과 드라마 ‘수리남’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공개된 영상에서 손석구와 김다미는 전작과 결이 비슷한 얼굴을 노출했다. 특히 후자는 대중에게 자신을 알렸던 영화 ‘마녀’ 속 연기를 재현하는 듯했다. 만화적 설정 때문이었다.

아시아경제

왼쪽부터 '나인퍼즐'에 출연한 배우 손석구, 김다미와 윤종빈 감독[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다미는 “만화적 캐릭터가 맞다”면서 “사건을 해결할 때 진지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한샘과 있을 때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 여린 모습이 있는데, 이런 내면의 상처를 조금씩 보여드리기 위해 고민했다”고 돌아봤다. 손석구는 “독특한 의상을 활용해 캐릭터화하려고 했다. 하나의 확실한 이미지를 갖고 가면서도 다양한 면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윤 감독은 “연쇄살인범을 쫓는 이야기인데, 몰입도가 굉장히 높았고, 제 추측이 계속 비껴가는 게 흥미로웠다. 기존 스릴러, 형사물, 추리물에서 볼 수 없던 특이한 인물들까지 연출을 맡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관객들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