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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카드수수료율 인하 어려운 '한계 상황'…의무수납제도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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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학회, 카드사 적격비용 제도 관련 포럼 열어

카드론 등 위험자산비중 증가…PG업계 "손실 전가 말아야" 주장도

뉴스1

21일 한국신용카드학회는 은행회관에서 '카드사의 저격비용 제도와 문제점, 그리고 향후 과제'를 주제로 'KOCAS CONFERENCE 2024' 포럼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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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연말 적격비용 재산정을 앞둔 카드업계 관련, 추가 가맹점 카드수수료율 인하가 어려운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간 카드사는 수수료율 인하에 따라 판관비 및 카드비용 축소 등 비용 절감에 주력하거나, 수익 보전을 위해 리스크가 높은 카드론 비중을 확대했는데 이에 위험자산 비중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이은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사의 시장 경쟁력이 낮아진 점을 감안해, 가맹점이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의무수납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지난 21일 한국신용카드학회는 은행회관에서 '카드사의 적격비용 제도와 문제점, 그리고 향후 과제'를 주제로 'KOCAS CONFERENCE 2024'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과 리스크' 주제 발표를 통해 "지난 14년간 14차례 가맹점수수료 인하는 정상적인 시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카드업계의 경우 지난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업종별 수수료 체계에서 적정 원가에 기반한 체계로 변경됐고, 일정 규모 이하의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해선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된다.

이후 매 3년간 적격비용 재산정을 통해 모두 수수료율이 인하됐는데, 2021년 적용비용 재산정시에는 전체 가맹점 96.3%, 사실상 모든 가맹점에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됐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30억 원까지가 우대수수료율 대상 가맹점이다. 지난 2012년 1.5~2.12% 수준의 수수료 대신 0.5~1.5%의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다만 30억 원 이상의 경우 대부분 '대기업'으로 카드사가 을인 경우가 많아, 수수료율 인하 요청 등을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카드 수수료율 인하와 빅테크의 진출에 따른 카드사 수익 감소뿐만 아니라, 순이익 유지를 위한 인력 구조조정 등 한계 상황까지 왔다"며 "적격비용 산출 제도를 폐지하거나 기간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 조정은 카드업계의 숙원으로, 업계는 현재 재산정 주기 3년을 5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신용카드학회장)는 '적격비용 제도와 카드사 경영' 주제 발표를 통해, 수수료율 감소에 따라 카드업계 내 위험자산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기준 카드업계 자산 중 일시불, 할부 등 결제서비스 자산 제외 시 '불황형 대출'로 불리는 카드론이 영업자산에서 가장 높은 비중(22.3%)을 차지하기도 했다.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10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 2202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잔액 기준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 8월 말 41조 8309억 원 대비로는 3893억 원 늘었다.

자동차금융도 지난 2017년 이후 은행계 카드사 중심으로 취급을 시작해 현재는 영업 자산의 10%대에 달한다.

특히 서 교수는 적격비용 재산정에 따라 이른바 '알짜카드' 감소뿐만 아니라, 포인트·할인·무이자 할부 등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올해 상반기에 단종된 신용카드는 282개, 체크카드는 91개인데, 이는 지난해 전체 단종 카드 규모의 80%에 달한다.

서 교수는 "적격비용 제도는 고금리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와 맞물려 신용판매 부문 축소, 위험자산비중 확대를 초래했다"며 "카드사의 본업인 신용판매 확대를 통한 민간소비 촉진을 유도하기 위해서도 적격비용 제도의 대폭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포럼에선 의무수납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의무수납제는 지난 1998년 정부가 결제 편의성 향상·탈세 방지를 위해 도입한 바 있다. 이후 2011년 금융위에서 5000원 미만 소액결제에 대해서는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윤선중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의무수납제가 가맹점의 협상력을 감소시키는 핵심 원인이라는 점에서, 의무수납제 도입 목적이 충분히 달성됐다"며 "시장 중심으로 거래구조를 개선해 가맹점의 협상력을 증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계는 이날 카드사 및 금융당국을 향해 적격비용 재산정 시 카드사 손실을 PG사에 전가하는 불합리한 관행 개선을 촉구했다. PG협회는 "3년마다 영중소 가맹점의 수수료가 낮아지지만, PG사 수수료는 인상한다"며 "건전한 산업 생태계 실현 취지가 퇴색된다"고 밝혔다.

PG업계 관계자는 "통상 영중소 수수료가 내려가면 PG사에 대한 수수료가 인상됐다"며 "PG사들은 하위 가맹점에 안정적 결제 환경을 제공하는 결제 관문인데, 산업 구조상 수수료 협상력이 낮다는 이유로 수년째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을 통보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PG협회는 올해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손실이 확실시된다며, 적격비용 재산정 후 PG사 원가 인상 시 타격이 크다고 주장했다.

PG협회 측은 "PG사는 카드사의 적격비용 재산정 후 PG사 수수료 인상 시 세부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금융당국 역시 영중소 수수료율 및 재산정 주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불합리한 손실 전가를 감시·제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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