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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기후재원 합의문에 개도국·환경단체 “받아들 가치 없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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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2일(현지시각)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열리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폐막 전 마지막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활동가들이 공개된 기후재원 합의문 초안에 반대하며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바쿠/에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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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들이 연간 2500억달러(351조원)의 기후재원을 2035년까지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중간 협상안이 22일(현지시각) 발표됐다. 현장에 있던 개발도상국과 국제환경·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실망하고 분노했다.



이날 오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기후재원 합의문과 관련한 마지막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발표된 합의문 초안을 두고, ‘우려하는 과학자 연합’의 레이첼 클리투스 기후 및 에너지 프로그램 정책국장은 현장 기자들에게 “나쁜 협상은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 책임은 부유한 국가들, 특히 유럽연합과 미국에 있다”라며 “현재 초안의 2500억달러 목표는 퇴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늦게 공개된 초안에서 논란이 된 지점은 재원의 규모와 제공 방식 등이 담긴 7조와 8조다. 7조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2035년까지 공공 및 민간 모든 출처에서 개발도상국 당사국의 기후 행동을 위한 재원을 최소 연간 1조3천억달러로 확대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돼 있다. 8조는 “개발도상국 당사국의 기후 행동을 위해 2035년까지 연간 2500억달러를 목표로 하되, 선진국 당사국이 주도적으로 이행할 것을 결정한다”라고 했다. 문제가 된 건 기후재원의 부담 책임을 ‘선진국’만이 아닌 ‘모든 이해관계자’로 넓힌 것과, 민간 재원까지 포함한 ‘공공 및 민간 모든 출처’, 선진국들이 오롯이 책임지는 기후재원이 애초 예상됐던 것보다 적은 ‘연간 2500억달러’인 것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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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각)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열리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폐막 전 마지막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기후환경단체 활동가들이 공개된 기후재원 합의문 초안에 반대하며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바쿠/에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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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 총회장에서 만난 키르타나 찬드라세카란 지구의벗 활동가는 한겨레에 “지금까지 선진국들은 코페하겐과 파리 협정의 의무를 저버리며 기후재원을 내지 않으려 했다. 이건 그저 약속을 깨겠다는 것과 같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나쁜 상황이다. 이 협상은 받아들일 만한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바이바브 차투르베디 인도 에너지 및 환경연구소(CEEW) 선임 연구원은 “개도국의 재생에너지 기술 투자는 2022년에 이미 5440억달러를 달성했다.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하면 2035년에는 자동으로 1조5천억달러를 초과한다. 지금 나온 1조3천억달러는 허울뿐인 수치”라며 “연간 2500억달러 역시 연평균 6%의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2020년에 약속한 1000억달러와 같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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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각)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열리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폐막 전 마지막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그리피스 인터내셔널 활동가들이 ‘돈을 내라&(화석연료) 줄여라’ 등의 문구가 담긴 펼침막과 다양한 손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 바쿠/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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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폐막일이었던 이날 협상은 진척을 보이지 않고 23일로 넘어갔다. 이날 활동가들은 밤늦게까지 행사장을 지키며 침묵시위를 했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한 활동가는 한겨레에 “밤새 이곳에서 침묵시위를 할 것”이라며 “그들(협상 중인 각국 대표들)에게 우리가 여전히 여기 밖에 남아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밤 스웨덴의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도 공개된 기후재원 합의문 초안에 대해 “완전한 재앙”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에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기후 위기로 인해 삶이 ​​파괴되었거나 파괴될 수많은 사람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기로 다시 한 번 합의하고 있다”며 “현재 (초안의) 내용은 거짓된 해결책과 헛된 약속으로 가득 차 있다. 기후 부채를 갚는 데 필요한 전 세계 북반구 국가들의 돈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고 적었다.



바쿠/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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