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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정쟁은 그만, 소득격차 해소해야”… 정년연장 손보는 조경태 [금배지 원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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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태 국민의힘 격차해소특위 위원장
[여의도 長 독대-4]


매일경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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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정책이 다 잘못된 건 아닙니다. 수용할 수 있는 정책이 있으면 우리 정부가 받아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국민의힘 격차해소특별위원회를 이끄는 조경태 위원장(6선·부산 사하을)은 20일 매일경제와 만나 “국민이 숨을 쉴 수 있을 정도의 재정 확대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대 당의 정치를 무조건 비토하고 교조적 재정건정성을 앞세우는 대신, 재정 확충을 통해 민생의 숨통을 틔울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조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처럼 지나치게 방만하게 확충하는 것은 맞지 않지만, 어느 정도 내수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절차는 필수적이다”고 지적했다.

조 위원장이 이처럼 재정 확충을 강조하는 이유는 격차해소의 실현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 9월 한동훈 대표의 ‘1호 특위’인 격차해소특위를 통솔하게 된 이래, 조 위원장은 총 6번의 회의를 열고 한 달에 한 번 꼴로 법안을 발표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지역, 소득, 노동, 교육, 대중소기업, 건강 등에 대한 격차에 집중하고 문제점을 해소할 방안을 찾고 있다. 물론 본질적으로 알파이자 오메가는 당연히 소득 격차 해소”라며 “국회가 정쟁만을 일삼는 곳이 아니라 국민 삶의 질을 높여주고 답답함을 해소하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년제도는 강제퇴직… “소득크레바스 없애야”
소득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조 위원장이 꺼낸 회심의 카드는 ‘정년 연장’이다. 그가 이 쉽지 않은 숙제를 풀겠다고 팔을 걷고 나선 것은 노인빈곤 문제 해결과 맞닿아있다.

조 위원장은 “사실 농경사회에선 정년이라는 게 없었다. 지금의 정년제도는 어찌 보면 ‘이제 일하지 마’라고 하는 강제 퇴직에 가깝다”며 “이걸 서서히 없애거나 유예하는 게 큰 추세다. 미국이나 영국 같은 경우 정년 자체가 폐지됐고, 일본은 65세에 권고는 70세다. 독일도 사실상 67세”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수령과 연계해 더욱 중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조 위원장은 “22대 국회 들어서도 여러 의원들이 관련 발의를 했던데, 특위 법률안의 특징이라며 조금 더 디테일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4년 현재 연금수령 연령은 63세이고 2028년엔 64세, 2034년엔 65세가 된다”며 “10년 뒤면 정년퇴직 후 연금 수령 시점과 5년이나 벌어지게 된다. 이같은 소득 크레바스(crevasse·빙하의 균열)에 들어서면 빈곤한 노인이 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초 한 일간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급연령과 정년을 맞춰야 한다는 데 찬성하는 비율이 전체 71%였다”며 “올해 하반기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긍정하는 비율이 86%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위는 정년연장 추진 과정에서 기업 목소리도 충분히 들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오는 27일부터 다음달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열리는 정책토론회를 통해 각계 의견을 적극 청취할 계획이다. 특위는 이달 초부터 정년 연장 입법을 추진하면서 임금체계 개편, 고용 유연성 담보, 청년 일자리 감소 방지 방안 등도 함께 논의해왔다고 한다. 특히 정년 연장에 대한 빠른 논의가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눈여겨 보고 있다. 정년을 늘리되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방안을 함께 고려한다는 얘기다.

조 위원장은 “우리나라가 특히 고용 유연성이 많이 떨어지는 편인데 이에 대한 해외 사례도 많이 참고할 것”이라며 “임금 체계, 임금 피크제 등을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도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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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 법안은 ‘유니버설 디자인’ 관련법
“건폐율 인센티브 파격 지원할 것”
격차해소특위는 매주 화요일 회의를 열고 각종 법안을 발표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첫 행선지로 부산대학교 인근 카페를 선택해 ‘취업 격차 청년 간담회’를 열고, 이를 바탕으로 ‘수도권·비수도권 간 취업격차 해소를 위한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부산 사하구 국회의원인 조 위원장은 “부산은 지금 인구소멸 위험 단계까지 갈 정도로 위기 상황”이라며 “그 가장 큰 이유는 젊은이가 봤을 때 양질의 일자리가 부산에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아시다시피 부산은 100대 대기업도 하나 없는 처참한 도시”라며 “이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지역 격차를 해소시키고, 반도체·ai·기후테크 등 최첨단 산업들이 지역에도 적극적으로 유치될 수 있도록 하는 게 국가균형발전적 정신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특위는 지난 22일 2호 법안으로 ‘고용상 연령 차별 금지법’ 및 ‘노동위원회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연령 차별을 당한 피해자가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해도 절차가 신속하지 않고 강제성이 없어 실효적이지 못한 부분을 보완하는 일종의 ‘패스트트랙’법이다.

내달에는 3호 법안으로 ‘유니버설 디자인 관련법’을 내놓을 예정이다. 일명 ‘모두의 디자인법’으로, 장애인·비장애인, 노인·청년 등이 별다른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들 경우엔 건폐율, 용적률 등에서 인센티브를 파격적으로 지원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종 목표는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건축된 건물이 전국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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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사진=김호영기자]


조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17·18·19대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바꿨다. 그는 ‘원조 친노무현계’로 정계에 입문했지만 민주당에 고언을 아끼지 않아 ‘미스터 쓴소리’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런 조 위원장에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물어봤다.

조 위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개혁의 길을 걸었지만 그 안에는 통합의 사고를 항상 담고 있었다”며 “당시 야당과 대연정을 통해 정치적 통합을 이루려고 노력했고, 누굴 죽이고 벌주고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은 분”이라고 답했다.

그는 “제가 두 분을 다 겪어봤잖나. 감히 두 분을 비교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이재명 대표도 훌륭한 정치인으로 거듭나길 바라지만, 그러려면 당장 거리로 나서는 모습부터 없애야 한다. 그것부터 먼저 실천하는 게 좋겠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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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기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패기 넘치는 정치 신인부터 관록의 다선 의원을 소개해온 매일경제 정치부의 온라인 기획 연재물 ‘금배지 원정대’가 ‘여의도 長 독대’라는 새 연재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은 구독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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