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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라오스서 관광객 메탄올 중독 사망 속출…각국 외교부 “공짜 술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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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2명·덴마크 2명·英美 각 1명 사망
유명 관광지 저가 숙소, 불법주류 제공
숙취로 착각해 치료 시기 놓쳐 더 위험


매일경제

라오스의 유명 관광지 방 비엥.


라오스에서 배낭 여행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방비엥 마을에서 잇달아 메탄올 중독으로 보이는 사고가 일어나 각국 외교부가 주의보를 내렸다.

호주 외무부는 22일(현지시간) 방 비엥 여행을 하다가 태국 병원으로 옮겨진 호주 여성 홀리 볼스(19)가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볼스는 친구 비앙카 존스(19)와 함께 방 비엥 여행 중이었는데 지난 13일 건강이 악화해 태국 병원으로 이송된 중태에 빠졌다. 볼스보다 하루 먼저 사망한 존스에 대해 태국 당국은“체내에서 발견된 고농도의 메탄올로 인한 뇌부종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앞서 방비엥에서는 12일 이들을 포함한 관광객 십여명이 약물 중독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호주 여행객보다 앞서 사망한 여행객은 영국여성 시몬 화이트(28) 이외에 미국인 1명, 덴마크인 2명이다. 뉴질랜드 외교부도 자국민 한 명이 라오스에서 중태이며 메탄올 중독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혀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AP에 따르면 사망자 6명 가운데 적어도 2명이 현지 호스텔에서 제공한 무료 보드카를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라오스 정부는 2012년 방비엥 마을에서 마약과 음주 사건이 빈발하자 이를 막기위해 술집을 모두 폐쇄했다.

이후 배낭 여행객들에게 공짜술이 제공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불법으로 제조되면서 메탄올이 섞인 주류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이날 라오스를 여행하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건강 경보를 발령, “방비엥에서 메탄올이 들어간 알코올 음료를 섭취한 사람들이 메탄올 중독이 의심된다”고 경고했다. 영국 외무부도 라오스 여행객 안내 지침을 통해 허가를 받은 주류 매장이나 바, 호텔에서만 알코올 음료를 구매하고, 병 밀봉이 손상되지 않았는지 항상 확인하라고 권고했다. 또한, 술에 붙어 있는 라벨의 인쇄 품질이 좋지 않거나 철자가 틀렸는지도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메탄올에 중독되면 최장 72시간 이후 증상이 나타난다. 두통, 현기증, 메스꺼움, 구토 등이다.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국립 캐피탈 중독 센터의 마리안 아미르샤히 박사는 “처음에는 숙취라고 생각할 수 있어 초기 치료가 어렵다”고 말했다. 메탄올 중독시에는 혈액 투석 등을 해야하기 때문에 큰 병원이 없는 지역에서는 신속히 치료받기 어려울 상황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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