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에 참석한 박장범 한국방송공사(KBS)사장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들으며 물을 마시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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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박장범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임명안을 재가하자 “한국방송공사를 ’김건희 방송공사’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내어 “윤 대통령이 결국 '파우치 박'의 임명을 강행했다.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백을 ‘파우치, 조그마한 백’이라고 불러준 대가”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노 대변인은 박 사장에 대해 “기자와 앵커 출신이지만 지난 2월 대통령 대담을 진행하면서 언론인의 정체성을 포기했다”며 “모든 언론이 ‘명품백’이라는데 가격도 숨기고 ‘고가’라는 표현도 못한 채, 굳이 ‘파우치’로 부르고 ‘조그마한 백’이라는 설명까지 붙여 의미 축소에 급급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여사에게 명품백 사진을 미리 보낸 뒤 이뤄진 만남에서 물건 주고받는 장면이 생생히 찍혔는데도 ‘그 앞에 놓고 갔다’고 왜곡했다”고 덧붙였다.
또 노 대변인은 “국회는 사흘에 걸친 청문회에서 박 사장의 왜곡된 언론관, 부적절한 주식거래, 세금 탈루, 아들의 위장 전입, 스쿨존 속도위반, 과태료 미납으로 인한 차량 가압류 등을 밝혀냈다”며 “하지만 윤 대통령에게는 이미 김 여사의 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판단뿐이었던 듯 예정된 과방위의 현장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임명안 처리를 했다. 김 여사가 보채기라도 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이른바) ‘대통령의 술친구’로 불리는 박민 사장이 한국방송을 정권의 방송으로 전락시켰다면, ‘파우치 박’ 박장범 사장 체제의 출범은 한국방송이 ‘김건희 방송’임을 선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국민과 함께 ‘김건희 방송’을 다시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려 놓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지난 18∼20일 사흘간 박 사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했지만,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21일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했지만, 국회의 응답이 없자 청문보고서 없이 이날 오전 박 사장 임명을 강행했다. 한국방송 내부에선 그간 기자 495명이 릴레이 성명을 통해 그의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등 논란이 이어져왔다. 박 사장의 임기는 다음달 10일부터 2027년 12월 9일까지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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