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836파운드(약 380kg)인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에메랄드 원석이자 '저주받은 에메랄드'라는 별칭이 붙은 이 에메랄드 원석이 출토 23년 만에 고향인 브라질로 돌아갈 예정이다.

출토된 뒤 23년간 소유권을 둘러싸고 법적 분쟁과 사고 등이 끊이지 않아 '저주받은 에메랄드'라는 별칭이 붙은 '바이아 에메랄드'의 모습. 미국 LA 카운티 보안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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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레지 월턴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판사가 전날 미국 법무부의 '바이아 에메랄드'(Bahia Emerald) 몰수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이 에메랄드의 현 보유자 측이 브라질 정부와 협상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으나, 월턴 판사는 "에메랄드의 반환을 막기에는 부족한 주장"이라며 "법원은 브라질 법원의 몰수 판결을 집행해야 한다"라는 사유로 이를 기각했다.

2001년 브라질에서 출토된 바이아 에메랄드는 9개의 개별 경정으로 이뤄진 원석이다. 출토되자마자 미국으로 밀수출된 이 에메랄드는 그 소유권을 둘러싸고 사고와 법적 분쟁 등이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저주받은 에메랄드'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앞서 2015년 미국 내 소송에서는 실제로 130만 달러(약 18억 2700만원)를 지불한 아이다호주 출신 사업가인 키트 모리슨의 컨소시엄에 소유권이 인정됐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에서 이 소송이 마무리되자마자 브라질 정부가 "바이아 에메랄드는 국가적 보물이므로 박물관으로 들어가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분쟁이 이어졌다. 이어 브라질 법원이 몰수를 결정했고, 브라질 정부는 미국에 사법공조에 따른 몰수 집행을 요청했다.

미국 정부 역시 이에 동의해 집행에 나서자 모리슨 측이 맞서면서 다시 법정 다툼이 시작된 것이다. 이번 소송에서는 바이아 에메랄드가 브라질에서 반출되는 과정이 불법적이었다는 브라질 정부의 주장이 타당한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법원은 당초 에메랄드를 반출한 광부들이 세관 서류 조작 등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브라질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모리슨은 "투자자로서 투자와 기회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통제할 수 없는 일은 어쩔 수 없다"라면서도 항소 여부 등에 대한 입장은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만약 불복 절차를 밟는다면 바이아 에메랄드의 '저주받은 여정'은 더 길어질 전망이다. 한편 외신은 이 에메랄드의 가치를 10억 달러(약 1조 4000억원)로 추정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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