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이 주최한 23일 오후 ‘윤석열을 거부한다 2차 시민행진\'에 나온 반려견이 ‘윤석열 탄핵’ 턱받침을 하고 있다. 고경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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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을 거부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
23일 주말 서울 도심 가득 ‘윤석열 정권 퇴진’ 외침이 울려 퍼졌다.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국민중행동 등 주요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 비상행동’은 이날 저녁 6시부터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 앞 도로에서 ‘윤석열을 거부한다 2차 시민행진’을 열었다. 동십자로터리에서 적선로터리 방향 편도 전 차로를 메운 시민 10만명(주최 쪽 추산)은 촛불과 손팻말을 들고 “김건희 특검 수용하라” “채상병 특검 추진하라” “국정농단 규명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이 주최한 23일 오후 ‘윤석열을 거부한다 2차 시민행진\'에 김건희 여사 가면을 쓴 참가자가 촛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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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에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다양한 실망감을 표출하는 시민들이 참여했다. 직접 김건희 여사 가면을 만들어 친구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는 고경희(55)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영업자들 힘든 것은 생각도 안 하고 국민들 우롱하고 있다. 사과 없는 사과문과 편협한 내로남불을 보다 보면 너무 화가 난다”며 “30년 된 친구들이랑 얘기만 하다가 오늘은 시간을 내서 인천에서 왔다”고 했다.
남편과 함께 집회에 온 송화(33)씨는 “친구들이랑 이야기해봐도 윤석열 정부는 자질구레하게 사건이 너무 많아서 화나는 일 하나를 꼽기가 어렵다. 그래서 그동안 사람들의 분노가 한 데 모이기 어려웠던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윤석열 정부에서 벌어진 일 중에서는 채상병 사건이 가장 충격적이었는데, 최근에 박정훈 대령에게 징역 3년이 구형되는 걸 보고 오늘은 꼭 집회에 나와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오거나 반려견을 데리고 온 시민들도 있었다. 다친 오른 다리에 반깁스를 한 채로 행진에 나선 미용사 오성욱(52)씨는 “검사들 행태에 열불이 나서 뭐라도 해야지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 나왔다. 다리 아픈 게 문제가 아니다”라며 “얼마나 국민을 바보로 알면 이러나”라고 했다. 포메라니안 ‘희동’(7)과 함께 온 이성준(49)씨는 “촛불행동 회원이라 매주 집회에 온다. 개를 데리고 집회에 다닌 지 2년이 넘었다”고 했다.
이날 행진 전 집회에서는 우리 사회 각 분야의 윤 대통령 규탄 발언이 있었다. 첫 무대 발언에 나선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윤석열 정부의 ‘채상병 사망사건에 대한 수사외압’을 규탄했다. 김 사무국장은 “지난 목요일 채상병 사망 외압사건 결심공판에서 군검찰이 박정훈 대령에게 항명죄 법정 최고형 3년을 구형했다”며 “불법 명령을 따르지 않은 게 항명이라면 그것이야말로 국어사전을 다시 정리해야 할 일이다. 양심에는 죄를 물을 수 없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언론 장악’ 행태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김봄빛나래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는 무대에 올라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을 거부하고 명태균 의혹도 부정하며, 오히려 언론이 갈등을 부추기고 김건희를 의도적으로 악마화하며 가짜뉴스를 만든다고 말한다”며 “특히 케이비에스(KBS)를 망가트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작년엔 술친구 박민을 (케이비에스 사장에) 내리꽂더니 오늘은 김건희 명품백을 파우치로 축소하며 아부한 박장범을 (사장에) 지명했다. 언론농단을 명명백백 규명하기 바란다”고 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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